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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말한마디에 '오르락 내리락'...주가 변동성 '주목' [오너십&스톡]달라진 재계 환경, 오너 경영투명성 확대...소액주주 영향력 확대

김서영 기자공개 2022-01-24 08:05:44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8일 16: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주가를 움직이는 공식이 몇 가지 존재한다고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가에 변화를 가져오는 새로운 '변수'가 나타나며 주가 흐름이 고차방정식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그 변수 가운데 하나로 기업 오너의 파격 행보가 지목된다.

재계 분위기도 이전과 달라졌다. 개인 주주들의 직접 투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ESG 경영 강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면서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라는 요구가 기업 안팎에서 제기된다. 주가 변동성을 야기하는 오너 일가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경영권 분쟁·승계 이슈' 상관관계...과거 선호도 높았던 '오너주'

과거에는 오너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주가가 높게 형성된다는 불문율이 통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프리미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오너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주가가 높게 유지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이며 이로 인해 주주에게 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삼성가 삼남매(이재용·이부진·이서현)가 2015년 당시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합병 후 삼성물산, 지분 38.74%)과 삼성SDS(지분 19.05%)가 그 예시다. 2014년 말 제일모직은 공모가 5만3000원에, 삼성SDS는 공모가 19만원에 상장했다. 이듬해 주가는 각각 21만5500원과 42만9500원으로 크게 뛰었다. 이재용 부회장 승계에 따른 가치상승 기대감으로 투자자가 몰린 영향이다. 지금까지도 이때 최고가를 넘지 못하고 있다.
: 네이버 금융)
또 다른 공식은 경영권 분쟁과 주가의 관계다. 오너 일가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발발하면 주가 상승이 뒤따라온다는 해석이다.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선 지분율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오너 일가는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지분율을 끌어모으게 되고 이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승계 이슈가 남아 있는 기업집단의 경우에는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같은 금액으로 주식을 매집한다고 했을 때 주가가 저점에 형성돼야 더 많은 주식 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허영인 SPC 회장은 장남 허진수 부사장에게 SPC 주식 40만주를 증여했다. 당시 SPC삼립 주가는 고점보다 80% 떨어진 6만7000원대를 보였다.

◇오너의 언행·SNS 활동, 주가 변동의 '새로운 변수' 등장

최근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새로 추가된 모양새다. 바로 '오너' 그 자체가 변수가 됐다. 오너의 보유 지분에 대한 감시망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익편취 규제, 즉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있다. 2018년과 지난해 말 두 번에 걸쳐 규제가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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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이 대표 사례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광고업체 이노션은 설립 당시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였다. 2014년 사익편취 규제가 시작된 이후 총수 일가 지분을 70% 이상 매각한 뒤 상장사로 탈바꿈했다. 그런데 2018년 6월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요동쳤다. 하루 만에 7.3% 뚝 떨어졌다.

오너가 보유한 지분이 아니라 오너의 언행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한진그룹은 오너 리스크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2014년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과 2018년 차녀 조현민 당시 진에어 전무의 '물컵 갑질'이 연이어 터졌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주가가 크게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불매운동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으로까지 번졌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인물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이 이달 초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멸공'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 발언이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보이콧(불매)과 바이콧(구매) 등 두 진영으로 여론이 양분됐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 주가는 6.8%가량 급락했다. 오너가 주가에 영향이 미치는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달라진 '개미', 강화된 정부 규제...오너 경영 투명성 '도마 위'

오너 리스크를 대하는 주주들의 태도도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예전에는 소액주주들을 '개미'로 칭하며 수동적인 이미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재는 동학개미라고 불릴 정도로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자신의 이익 창출을 위해 회사 경영에 깊은 관심을 표하며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선다. 주가를 부양하지 못하거나 오너 리스크를 일으킨 경영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투자 수단이 줄어들며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 주주들이 증가했고, 주식회전율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이들이 공식적으로는 주주 제안을, 비공식적으로는 주주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오너 리스크는 소액주주뿐만 아니라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될 수 있다. 한진그룹 남매(조현아·조원태)의 경영권 분쟁 사례에서처럼 자금력을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가 경영권 분쟁에 참여해 지분을 늘린 뒤 주가 부양을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요구하거나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기도 한다.

특히 지배구조 투명성이 요구되면서 오너 경영에 대한 정부의 감시망도 더욱 촘촘해졌다. 2018년 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제도를 도입했다. 최근 원종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정 부회장을 겨냥해 “총수의 개인 발언 등에 따른 주가 하락도 서한을 발송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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