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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투자 단행하는 에이치그린파워, 실적 반등 이룰까 지난해 LG엔솔과 결별, 현대모비스 100% 자회사로…최근 남영일 대표 신규 선임

유수진 기자공개 2022-04-28 07:28:15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6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에이치그린파워가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에이치그린파워는 이사회 새단장도 마쳤다. 작년 8월 지분구조 변경에 따라 이사회 규모와 구성을 변경한데 이어 최근 대표이사도 신규 선임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모비스의 100% 자회사로 맞이하는 첫 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에이치그린파워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 1000만주를 새로 찍어 자본확충에 나선다. 현대모비스 역시 같은 날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열고 유증 참여를 의결했다. 지속가능경영위는 내부거래를 심의 및 의결하는 위원회다.


납입일은 다음달 9일이다. 증자 후 발행주식 총수가 580만주에서 1580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전량 현대모비스가 보유한다. 회사 측은 '시설 자금'이라고 조달 목적을 간단히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가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여가고 있는데 발맞춰 생산설비를 정비·확충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에이치그린파워는 배터리팩 제조, 판매라는 단일 사업만 하는 회사"라며 "전기차 생산 캐파 확대에 따라 연동되는 시설 정비나 내부 라인 조정 등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그린파워는 지난달 말 대표이사도 새로 선임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모비스에서 중부서비스부품담당을 지내던 남영일 상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1968년생으로 미국 조지아주립대 대학원(MBA)를 마치고 현대모비스에서 서비스부품기획실장, 부품물류실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대표이사 교체 관련 구체적인 사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전임자였던 김정철 대표가 2019년 12월 선임돼 약 2년 반 가까이 직을 수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임기 만료에 따른 교체로 보는 게 적절하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김 전 대표의 전임자였던 김순복 대표의 임기는 2년1개월이었다.

앞서 에이치그린파워는 지난해 8월에도 이사회를 정비한 바 있다. 당시 현대모비스가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 전량을 사들이며 단일 주주가 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진 양측이 지분을 51대49로 나눠갖고 있는 구조였다. 에이치그린파워 입장에선 올해가 현대모비스의 100% 자회사로 맞는 첫 해인 셈이다.

에이치그린파워는 2010년 1월 현대모비스와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투자로 설립된 회사다. 사실상 그룹 차원의 협력으로 봐도 무방하다. 사명 역시 현대(Hyundai)와 LG의 영문 이니셜 첫자를 따 '에이치엘(HL)그린파워'로 정했다. 초기 자본금은 290억원었다.

합작 관계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건 작년 5월이다. 현대모비스는 이사회를 열고 LG엔솔 보유 지분 인수를 결의했다. 배터리시스템 개발 및 생산기술 확보 등 운영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2개월 뒤 300억원을 주고 지분을 추가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올 1월 사명에서 LG를 상징하던 'L'을 빼 에이치그린파워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를 두고 양사간 협력 관계에 금이 갔다고 단정짓긴 어렵다. 지분 취득을 결의한 이사회에서 LG엔솔과 인도네시아 배터리 JV 설립을 위한 타법인 출자도 승인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이 50%씩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현대모비스는 그룹 몫(50%)의 절반을 맡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가 다양해지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커졌다"며 "기존 협력구도와 관계 속에서 가졌던 노하우를 가지고 다양한 배터리시스템을 개발, 사업 확장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사회 변동이 뒤따랐다. 등기임원이던 LG엔솔 측 임원들이 모두 빠졌다. 이전까진 LG엔솔 측 인사들이 기타비상무이사 형태로 이사회에 참여했다. 이사회가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4명, 감사 1명 등 모두 7명 체제였으나 기타비상무이사가 1명으로 줄며 4명 체제가 됐다. 감사 역시 LG엔솔 측 인사에서 현대모비스 측 인사로 교체됐다.

합작 관계 해지 이후 에이치그린파워는 LG엔솔뿐 아니라 SK온 등으로부터 배터리셀을 받고 있다. 이전까진 LG엔솔로부터만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팩을 생산했다. 현대차·기아의 셀 공급처 다변화에 발맞춰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새로 부임한 남 대표의 첫번째 과제는 실적 개선으로 보인다. 에이치그린파워는 2020년까지 매년 매출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한풀 꺾인 모습이다. 그나마 매년 하락세이던 영업이익률이 소폭 반등해 체면치레를 했다. 이번에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올해를 실적 반등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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