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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만에 열린 삼성 사장단회의, 과거와 다른 점은 이재용 부회장 불참, 세트부문 경영진 참석…2017년 폐지 후 단발성으로 개최

원충희 기자공개 2022-06-22 12:57:27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1일 08: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출장을 다녀온 지 이틀 만에 삼성 전자계열사들이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 부회장이 2019년 일본 출장 이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사장단 회의를 연지 3년여만의 일이다. 삼성은 2017년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폐지와 함께 사장단 회의도 없어지면서 현재는 단발성으로 열리고 있다.

다만 구성원들은 안건마다 조금씩 다르다. 2019년 회의 때는 이 부회장이 주재하고 부품(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계열사만 모였던 데 반해 이번에는 이 부회장이 불참하고 세트(모바일·가전 등 완제품) 관련 경영진이 참석했다. 과거 정례 사장단 회의의 경우 전 계열사들이 소집됐는데 그보다 규모가 축소되고 전자계열사들만 모인다는 게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2019년 소부장 회의 이후 3년여만에 개최

삼성은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사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유럽시장 상황을 직접 보고 돌아온 이 부회장이 지난 18일 기술 중시, 우수인재 확보, 유연한 조직문화 중요성을 강조하자 곧바로 회의가 소집됐다.

아침부터 8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한 부회장, 경 DS부문장을 비롯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이는 2019년 8월 이 부회장이 일본 출장 이후 소부장 관련 회의를 연지 3년여만의 사장단 회의다. 당시 6월 일본이 반도체·IT 핵심소재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하자 곧바로 일본 출장을 떠난 이 부회장은 현지에서 규제탈피를 위한 해법 마련을 직접 모색하고 귀국 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때(2019년)는 소부장 관련 회의라 부품관련 계열사 경영진이 모였고 이 부회장이 직접 소집했다"며 "이번에는 세트 관련 경영진이 참석해 당시보다 규모는 커졌으나 이 부회장이 직접 참여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장단 회의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적극 참여하는 시그널과 책임감을 보여주며 그룹의 위기의식을 불어넣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너십을 임직원들에게 보여주지 않고선 위기대응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금융, 건설 등과 달리 전자부문에서 이 같은 사장단 회의가 위기 때마다 열리는 것도 이런 이유와 연관이 있다. 가장 변화가 심한 현장 일선에 있는 전자계열사가 그룹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례회의 없애고 단발성으로만 열려, 위기의식 고취

과거 삼성 사장단 회의는 매주 수요일마다 정례적으로 열리는 그룹 최고경영자(CEO) 전원 회의체 성향의 기구였다. 컨트롤타워인 미전실이 그룹을 대표하는 실무를 챙겼고 사장단 회의가 공식적인 의결채널로 활용됐다. 그룹이란 의식을 공유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꼭 공식기구 역할만 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 특강을 듣고 CEO 간 의견을 교환하는 정도의 역할도 했다. 수요 사장단회의는 고 이건희 회장의 '1등이 되고 싶으면 1등에게 배워라'는 지론이 반영돼 만들어졌다. 사회 저명인사들의 의견을 듣고 본업이 아닌 분야에 대해서도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2016년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시작되면서 3년여 동안 각종 수사를 받았고 2017년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사태를 맞았다. 바로 직전에 미전실을 해체하면서 사장단 회의도 없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삼성에서 언론 등에 '삼성그룹'이란 표현을 쓰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며 "'미전실·사장단회의 해체=그룹 해체'나 다름 없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후 전자(사업지원TF), 건설(EPC경쟁력강화TF), 금융(금융경쟁력제고TF) 등 3개 소규모 그룹을 만들어 이를 대체토록 했다. 과거 그룹이란 결집된 의식보다 '삼성' 브랜드를 공유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로 바뀌었다. 이 중에서 전자부문은 이 부회장이 직접 주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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