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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정기 신용평가]"거시 환경 관찰 더 필요…평정에 신중 기했다"안영복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장

김지원 기자공개 2022-07-28 13:17:15

[편집자주]

2022년 정기 신용평가의 막이 올랐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6월부터 7월까지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정기평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신용도 방향성을 예단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고유가, ESG 이슈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까지 온갖 변수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크게는 산업의 신용도 변화와 신용등급 평정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09:14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라는 두 그림자가 동시에 드리운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평가가 막을 내렸다. 같은 산업 내 피어그룹을 함께 평가하고 각 업종에 대한 전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기평가의 의미는 남다르다.

작년에 '긍정적' 아웃룩을 달았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등급 상향이 이뤄졌다. 등급이 오를 만한 요소가 있는 기업 중 다수의 등급이 상향 조정됐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등급이 상향될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년 넘게 나이스신용평가에서 기업평가, 금융평가, SF평가, 평가정책 등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은 안영복 기업평가본부 본부장에게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의 핵심과 하반기 전망을 물어봤다. 금융평가본부 이혁준 본부장이 인터뷰에 동석했다.

◇"거시 변화 더 지켜볼 것"…보수적 평정 기조

안 본부장(사진)은 이번 정기평가에 대해 "등급 아웃룩에서 신용평가사 간에 차별화한 시각이 드러났다"고 평하며 대표적인 예시로 기아와 에쓰오일을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 기업의 등급 아웃룩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긍정적'으로 조정한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와 다른 행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 기업 외에도 상당수의 기업 평정 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타 신용평가사가 '안정적' 아웃룩을 부여하고 있는 기업들에 '부정적' 아웃룩을 다는 식이다. 안 본부장은 "재무적인 트리거뿐만 아니라 거시적 변수가 각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가의 내구 소비재인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낀 가운데 해당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기존의 공급 이슈를 해결하고 수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업에서도 이 같은 평정 기조는 이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상반기 증권사 신용등급을 조정하며 타 신용평가사들과 달리 SK증권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았다.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점을 감안했다.

코로나19 이후 중앙은행이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푼 결과 금융사 상당수가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등급 상향으로 이어졌다.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며 유동성 회수 단계에 접어들자 올해부터는 이익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최근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며 실적에 타격을 받는 금융기업이 생기고 있다"며 "9월 금융지원 조치 종료 이후 캐피탈과 증권업의 상환 리스크 발생 현황을 면밀히 관찰한 뒤 리포트나 등급 액션 등으로 시장에 의견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ESG는 '거대담론'…평가 기준 정립에 시간 필요"

올해 정기평가에서도 ESG리스크는 중요한 평정 요소 중 하나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강릉에코파워, 삼척블루파워 등 석탄화력발전 기업이 등급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정기평가 전까지 화력발전 기업에 AA- 등급을 유지했으나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석탄화력발전업에 대한 불리한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해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안 본부장은 "ESG 리스크는 ESG가 부각되면서 생긴 게 아니라 해당 기업이 존속하면서부터 계속 지니고 있던 것"이라며 "신용평가에 ESG 요소를 접목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발행사 등 정보 이용자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신용평가사에게 여전히 큰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ESG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거대 담론이기 때문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ESG 평가 요소를 발표했고 평가방법론도 일부 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개별 기업을 ESG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업ESG평가' 사업을 신용평가3사 중 가장 먼저 시작하기도 했다.

다만 ESG 평가 요소가 기존 평가방법론과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예컨대 특정 기업이 수익성을 희생하며 ESG 경영을 강화할 경우 등급 평정 시 이를 플러스 요소로 반영할지 마이너스 요소로 반영할지에 대한 고민이 남는다.

안 본부장은 "기존의 재무 지표와 달리 ESG의 각 요소는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며 "미리 기준을 정립해야 이에 맞춰 다음 평가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 ESG 평가 기준 정립을 위해 더욱 바쁘게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SG에 직접 노출돼있지 않은 금융업종의 등급 평정 시에도 ESG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이 본부장은 "금융기업의 거래 대상인 비금융기업에서 ESG 관련 이슈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평정에 녹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업이 ESG 리스크가 큰 기업에 대해 거리를 둔다면 단기적으로 실적이 나빠질 수 있으나 멀리 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미 ESG 요소를 신용평가 방법론에 반영하겠다고 밝혔고 이 부분이 각 기업에도 영향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평정 핵심은 재무 부담·현금흐름 관리"

안 본부장은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 "과거 통상적인 시기에는 특정 기업이나 산업을 집중적으로 보겠다고 말하는 게 의미 있었을지 모르지만 최근 같이 거시 경제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전반적인 평가의 주안점을 말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첫째로 대형 M&A의 성과와 재무 부담에 대한 판단을 더 신중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기존 사업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M&A로 인해 단기적으로 차입금이 증가했다고 해서 바로 등급 액션을 취하기보다는 재무구조 변화를 좀 더 신중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다음으로 주목하는 건 기업의 현금흐름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철강업과 정유업이다. 두 업종 모두 사상 초유의 이익을 내고 있으나 운전자금 부담 증가로 인해 차입금은 늘고 있다. 안 본부장은 "수익성 지표의 개선이 차입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정유업의 경우 유가 변동성과 함께 현금흐름을 집중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마지막으로 차입 부담과 금리 부담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금리가 큰 폭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부정적인 시장 환경에서 재무 부담을 어떻게 가격에 전가하고 교섭력을 유지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등급 기업은 금융시장에의 접근성, 전후방 교섭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금융 환경에 처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투기등급 기업은 재무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유동자금 회수에 따른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안 본부장은 "양극화가 한쪽은 등급이 올라가고 한쪽은 내려간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등급 변동의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뜻"이라며 "똑같이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더라도 자금조달 능력이 뒤처지는 투기등급 기업의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영복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본부장 약력

△경희고등학교(1987.02 졸업)
△연세대학교 경영학과(1994.07 졸업)
△1994.07~1998.12 한국장기신용은행
△1999.03 한신정평가 (현, NICE 신용평가) 화학산업평가실
△2000.03 금융산업평가실
△2004.06 평가연구소
△2007.08 금융산업평가실
△2009.09 금융산업평가실장
△2012.01 기업평가 3실 실장
△2014.01 기업 RM 본부 기업 3실 실장
△2015.01 BD 본부 공공인프라실 실장
△2016.01 금융RM본부 금융실 실장
△2018.04 금융RM본부 본부장 직무대리
△2019.01 기업평가본부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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