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오너십 해부]군인공제회, 유동성 이상 무…자회사 지원 여력 충분③외부 악재로 손익 감소는 불가피…한국캐피탈 “지원 필요 단계 아냐”
이기욱 기자공개 2023-02-01 07:41:42
[편집자주]
올해에도 여신전문금융업계에는 찬 바람이 불 전망이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등으로 자금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기업 계열이나 금융지주 계열 여전사들보다 대주주 지원 여력이 작은 중소형사들에게 위기는 더욱 강하게 다가올 수 있다. 중소형 여전사들의 지배구조 현황과 대주주의 자금 지원 여력,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중소형 여전사들의 위기 대응 능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14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군인공제회는 올해 예상되는 금융복합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다. 균형 잡힌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높은 수익을 시현해왔으며 유동성 지표도 우수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유사시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어 한국캐피탈을 비롯한 계열사들에게 충분한 자금을 수혈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악재로 인해 수익성은 다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캐피탈은 아직까지 대주주의 자급 지원이 필요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자체 진단하고 있다.
◇군인공제회, 지난해 상반기 순익 2657억원…전년 대비 51.4% 증가
한국캐피탈의 대주주 군인공제회는 군인공제회법에 따라 지난 1984년 설립된 공제조합이다. 군인 및 군무원의 생활안정과복지증진이 설립 목적이다. 회원 수 6만명, 자산규모 85억원 수준으로 출발했지만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시기동안 군인공제회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19년 987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1503억원으로 52.3%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3483억원을 기록했다. 총 자산 규모도 2019년말 11조5779억원에서 2021년말 14조3673억원으로 24.1% 증가했다.
균형잡힌 포트폴리오가 호실적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해도 군인공제회는 자산의 40%를 건설·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PF 투자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고 이후 꾸준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2021년말 기준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5.4%로 나타났으며 기업·인프라 등 대체투자 자산의 비중이 22.8%를 기록했다. 채권 투자와 주식 투자 비중도 각각 9.3%, 7.6%로 집계됐다. 주식 시장 호황에 힘입어 주식 투자 부문의 12.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대체 투자 부문이 9.5%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도 실적 개선 흐름은 이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상반기 26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755억원) 51.4% 늘어난 수치다. PF 부실 투자사업장 채권 매각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 배당 수익 증가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환입액 규모는 797억원이며 배당 수익은 전년 동기(1165억원)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한 2276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 자산 회복세…기금확보율 100% 이상 유지
군인공제회의 성장 흐름이 올해까지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주요 수익원인 주식 및 대체투자 부문의 수익률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회원들에게 지급해야하는 지급률도 상승하고 있다. 현재 군인공제회의 예금형 목돈수탁저축 금리는 5.9%로 지난해 초 2.5%보다 3.4%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퇴직급여지급률도 4.4%로 지난해 초 3.6%보다 0.08%포인트 인상됐다.
건전성 지표는 과거 부동산PF 투자 부실의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군인공제회의 고정이하자산 비중은 44.7%로 집계됐다. 자산 매각을 통해 회수의문 자산을 1조831억원에서 7801억원으로 줄이며 비중을 2021년말(51.6%) 대비 6.9%포인트 개선시켰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유동성 지표는 매우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말 9995억원에서 2021년말 5025억원으로 줄어들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7853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체 차입금 7007억원보다 많은 수치다. 유동성비율은 980.6%에 달한다.
공제회의 건전성 평가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기금확보율도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 중이다. 기금확보율은 회원 원리금을 초과하는 자본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를 통해 청산을 가정했을 때 공제회의 지급 여력을 알 수 있다.
2021년말 기준 군인공제회의 기금확보율은 113.6%로 전년(108.5%) 대비 5.1%포인트 개선됐다. 유사시 정부의 지원 가능성도 군인공제회만의 강점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계열사에 대한 지원 여력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캐피탈 측은 아직 대주주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한국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595억원으로 전년 동기(360억원) 대비 65.3% 증가했으며 자기자본비율도 14.15%에서 14.42%로 0.27%포인트 개선됐다.
건전성 지표인 무수익여신비율도 1.84%로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했으며 무수익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도 126.2%로 100%를 넘어선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즉시가용유동성 비율도 275.1%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시장 상황 상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대주주의 자금 지원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정말 필요한 상황에서 지원을 요청할 경우 대주주가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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