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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3위 현대차의 힘]한껏 늘어난 현금, 10조 투자도 '이상 무'③유동비율 하락에도 현금 보유량 12조→20조… 부채비율·차입비율도 개선

강용규 기자공개 2023-02-06 07:41:07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완성차회사가 차를 많이 팔려면 기술력을 높여 소비자들을 모으고 여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판매량 순위 상승은 이 두 분야에서 세계의 라이벌들보다 앞선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에서 이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 더 나아가 강화해야 하는 과제는 현대차와 기아 중 현대차 쪽에 기울어 있다. 현대차는 양사의 R&D(연구개발)를 총괄하고 그룹의 투자를 이끄는 ‘맏형’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도 이 과제를 풀기 위해 움직인다. 2023년 R&D에 4조2000억원, CAPEX(자본적 지출)에 5조6000억원, 전략투자(지분투자)에 7000억원을 합쳐 모두 10조5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보다 규모를 2조원가량(약 24%) 늘리는 것이다.

(자료= 현대차 IR 프레젠테이션)

최근 몇 년 동안 현대차는 8조9000억원의 계획을 세우고 실제로는 8조원만을 투자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연간 투자규모를 확대해 왔다. 다만 10조원을 상회하는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전까지 9조원대 투자를 집행한 해도 없었다. 지난해 9조2000억원의 계획을 세우기는 했으나 도중 8조9000억원으로 목표를 낮췄으며 실제 집행금액은 8조5000억원이었다. 올해 투자계획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다만 1년 사이 현대차의 재무지표 변화를 살펴보면 역대급 투자를 위한 준비 역시 갖춰져 있음이 나타난다.

현대차는 2022년 말 연결기준 유동비율이 129.8%로 잠정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8.1%p 낮아졌다. 대규모의 연간 투자를 앞두고 유동성의 가용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없다.

다만 유동비율이 낮아지는 가운데서도 극적으로 늘어난 지표가 있다. 현대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2021년 말 12조7960억원에서 지난해 말 잠정 20조8650억원으로 8조원 이상(약 63%) 늘었다.

이 기간 현대차의 부채비율은 183.2%에서 181.4%로, 차입금비율은 130.5%에서 123.4%로 각각 1.8%p, 7.1%p씩 낮아졌다. 1년 동안 레버리지의 활용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데 재무 여력을 집중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실시할 때 자체 현금뿐만 아니라 외부 조달자금을 더해 진행한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기업으로서는 외부에서의 자금 조달이 부담스러운 환경이다.

현대차는 현금 보유량을 급격히 늘려 둔 데다 부채비율과 차입금비율 등 조달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도 개선됐다. 자체 현금 투입분과 외부 조달분의 비중을 상황에 따라 조정하면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 뒀다는 의미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차 IR 프레젠테이션)

현대차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142조5280억원, 영업이익 9조82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47% 증가한 역대 최대치로 현대차가 지난해 현금 보유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올해를 보내며 벌어들일 현금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투자 부담은 더욱 가벼워질 수도 있다. 현대차가 제시한 2023년 실적 가이던스는 매출 성장률 10.5~11.5%, 영업이익률 6.5%~7.5%다. 작년 잠정실적에 이를 적용하면 올해 영업이익 기댓값은 10조2000억~11조9000억원이다.

현대차가 가이던스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내년 투자계획 수립이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차의 올해 투자계획 중 CAPEX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전기차 전용공장의 투자 본격화분이 포함돼 있다.

이 공장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고 전기차 판매량을 확대하기 위한 전진기지다. 애초 2025년 내 완공 계획을 2024년으로 앞당겨 짓는 만큼 현대차로서는 이 투자에 차질을 빚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늘린 CAPEX를 내년 재무상황에 따라 축소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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