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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감대상 떠오른 블록체인 기업]코인 채굴 '루시어돈', 전기세↑ 매출원가 관리 실패⑤가상자산 시세 하락, 공과금 상승…처분가격보다 높은 취득원가

노윤주 기자공개 2023-05-22 10:46:05

[편집자주]

블록체인 산업이 크립토 윈터 상황 하에서도 외연 확장에 나섰다. 하나의 기반 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이종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디파이, 게임파이, 웹3.0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이 커지면서 기업 규모 확대로 외부감사 대상 기업이 된 블록체인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채굴기업, 기술개발, 투자운용사 등 유형도 다양하다. 이들 기업의 재무상태와 기업규모 그리고 가상자산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8: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채굴이 주업인 '루시어돈'이 2022년 회계년도 외부감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에 지난 4월 전년도 사업내용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했다. 채굴 전문기업의 외감법인 선정은 루시어돈이 처음이다.

국내서 가상자산 채굴을 대규모로 하는 회사는 드물다. 컴퓨터를 작동하기 위해 내야 하는 전기세, 냉각을 위한 수도세 등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다량의 장비를 설치하기 위한 땅값도 비싸다. 이에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땅이 넓고 전기세 부담이 덜한 국가에서 채굴산업이 발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루시어돈의 수익은 가상자산 매도를 통해 발생한다. 채굴로 얻은 코인을 거래소에서 팔고 이를 수익으로 계상하는 식이다. 시세에 따라 매출원가에 비해 매도가격이 낮을 경우 적자가 발생한다. 공과금과 시설관리, 적기 매도 등이 채굴기업 성과 창출의 핵심이다.

◇이더리움 채굴했지만 '채산성' 없어…114억원 영업적자

루시어돈은 자산과 부채 항목에서 외감대상 기준이 됐다. 지난해 기준 부채총액은 478억원, 자본금은 -12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총액은 358억원이다. 가상자산 하락장으로 인해 매도에서 손실을 보면서 결손금이 쌓이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루시어돈이 벌어들인 매출은 14억1099만원이다. 매출원가는 112억원으로 매출액을 훨씬 상회한다. 이로 인해 98억원에 가까운 매출 손실이 났다. 같은 해 영업손실은 114억원, 당기순손실은 120억원이다.


루시어돈은 가상자산 채굴에 주력하는 회사다. 채굴은 컴퓨터를 통해 블록체인 생성에 필요한 연산작업을 수행하고 그 대가로 가상자산을 받는 행위다.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클래식 등이 루시어돈의 주 종목이다.

작년 말 회사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이더리움 수량은 5629개로 평가가치는 85억4899억원이다. 개당 가격은 15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밖에도 레이븐, 갈라, 치아 등 일부 알트코인을 보유 중이나 큰 가치는 없다. 일례로 루시어돈은 갈라코인 236만개를 보유하고 있지만 원화 환산액은 5055만원에 불과하다.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상당수의 이더리움을 예치해 두고 있다. 총 2446개로 37억원어치다. 거래소 지갑에 담겨 있는 이더리움은 언제든 매도를 통해 현금화 할 수 있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알고리즘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변경했다. 작업증명은 말 그대로 검증인의 연산작업에 비례해 보상을 지급한다. 반대로 지분증명은 검증인의 해당 가상자산 보유비율에 따라 추가 보상을 지급한다.

이더리움의 PoS 전환은 더 이상 채굴을 통한 코인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글로벌 대형 채굴업체들은 지난해 9월 이후 이더리움 채굴을 중단했다. 루시어돈 역시 채산성을 따져 저비용 고소득을 노릴 수 있는 코인으로 주 종목을 변경할 전망이다.

◇장비구매 91억원, 전기세 25억원 납부…국내 채굴 힘들어

루시어돈과 같은 채굴기업의 실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전기세다. 채굴기업의 매출원가는 채굴을 위해 사용한 필요 경비다. 여기에는 기계 감가상각비와 전력비, 수도세 등이 포함돼 있다.

채굴을 위해서는 컴퓨터가 필요하고 이 컴퓨터를 돌리려면 막대한 전기료가 발생한다. 또 발열을 낮추기 위한 냉각비까지 감내해야 한다. 지난해 루시어돈은 전력비로 25억원 이상을 지불했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인상됐다. 그러나 이더리움 가치는 급락하면서 채굴가치 창출에 결국 실패했다.

채굴용 장비도 새로 구매했지만 원가회수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루시어돈은 91억원 상당의 기계장치를 구매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장치에서 36억원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했고 루시어돈은 이를 매출원가에 포함시켰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합의 알고리즘 트렌드 변화로 루시어돈과 유사한 형태의 채굴기업이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부동산, 공과금 등 비용 지출이 많아 채굴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다"며 "여러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채굴 대신 지분증명을 선택하면서 채굴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지분증명 생태계에서 검증인 역할을 하고 그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수취하는 '벨리데이터(검증인)' 형태의 기업은 늘고 있다. 이에 대다수 자산을 가상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추가 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벨리데이터 회사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규모가 커진다면 이들 역시 외감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가상자산 회계처리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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