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코스닥 우량기업 리뷰]'워렌 버핏'이 픽한 와이지-원, 2세 승계 '현재진행형'② 장남 중심 후계자 구도 확립, 증여세 재원 마련 위한 행보 주목

정유현 기자공개 2023-06-08 08:21:34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2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와이지-원'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투자한 상장사로 이름을 알린 곳이다. 솔리드 타입의 절삭공구인 엔드밀이 전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10년 넘게 투자사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안정적인 전략적 투자자와의 호흡이 이어지는 가운데 와이지-원은 2020년부터 세대교체를 본격화했다. 창업자인 송호근 회장의 지분 증여를 시작으로 자녀들이 상환전환우선주(RCPS) 콜옵션 확보와 지분 매입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지배력 이양을 진행하고 있다. 2년 전부터는 장남이 부친과 각자 대표 체제를 구성하며 후계자 입지를 확실하게 다지는 양상이다.

◇ 워렌 버핏 10년간 지분 유지, 2020년부터 세대 교체 본격화

1분기 말 기준 와이지-원의 최대주주는 15.33%(506만4308주)의 지분을 보유한 송호근 회장이다. 2020년 RCPS를 발행한 영향에 투자자인 와이밸류업 유한회사가 7.47%(의결부 상환 전환우선주·246만7710주), 이스라엘 국적의 금속 기업 IMC가 7.26%(240만주)의 지분으로 주요 주주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IMC와 와이지-원이 인연을 맺은 것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와이지-원이 실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이스카(ISCAR)사가 참여했다. 이스카는 워렌 버핏이 보유한 IMC 그룹의 핵심 자회사다. 2006년 버크셔 헤서워이에 편입됐다.

당시 IMC 측은 전략적 제휴를 위한 목적으로 지분 10%에 해당하는 240만주를 312억원에 확보했다. 보유 주식수 는 10여년 전과 동일하며 와이지-원의 신주 발행 등의 여파로 지분율이 7%대로 희석됐다. 여전히 사업적 파트너십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와이지-원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감지된 것은 2020년부터다. ‘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승계의 기회로 활용했다. 최대주주인 송호근 회장이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기 시작했다. 1952년생인 송 회장이 손수 일궈온 회사를 자녀들에게 넘기며 자연스러운 퇴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2020년 5월 송 회장은 세 자녀(송시한·지한·주리)에 총 93만주를 증여했고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80만주를 증여했다. 네 달 후인 9월 1일 각 60만주를 추가로 나눠줬다. 수증을 받으며 현재 세 자녀의 보유 주식 수는 송시한 대표 276만5739주, 송지한 부사장 196만3577주, 송주리씨 128만5030주로 각각 늘어났다.

송 회장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한 영향에 추가 증여가 쉽지 않았던 상황으로 보인다. 2020년 운영자금 목적으로 64억원 규모 RCPS를 발행하며 45% 수준으로 콜옵션을 걸었다. 이 콜옵션은 송시한 대표이사와 송지한 부사장에게 권리를 부여하며 승계 작업을 한 단계 더 진행시켰다. 2021년 장남인 송시한 대표이사가 부친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후계자 구도가 명확해졌다.

RCPS 투자자인 와이밸류업과는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발행 주식에 대해 행사 조건을 충족하고 존속기한인 2027년 12월 18일의 6개월 전, 발행일로부터 5년째 되는 날과 그 이후부터 매 6개월이 되는 날까지 인수인이 보유하는 우선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송시한 및 송지한에게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이다. 향후 RCPS를 활용해 두 사람의 지분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 세 자녀 연부연납 해지일 눈앞, 이사 보수 상향과 배당 성향 확대 기대

부친으로부터 세 자녀는 바로 각각 관할 세무서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며 연부연납을 통해 일단 부담을 줄였다. 연부연납 제도는 금액에 상응하는 담보를 맡기고 장기간에 걸쳐 상속세나 증여세를 나눠 내는 제도다. 2000만원 초과 납부세액에 한해 신청 가능하며, 세금을 당장 낼 수 없는 사유가 명확해야 한다.

연부연납 최장 허가일은 실현 일로부터 5년이다. 송시한 대표이사의 케이스만 살펴보면 연부연납이 2018년~2020년에 걸쳐 세 건이 있다. 올해 서인천 세무서에 담보물 대신 증여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내년과 내 후년에 인천세무서와 연수 세무서에 세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와이지-원의 배당 성향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세금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2003년부터 현금 배당을 꾸준히 실시해왔고 적자가 난 시기에도 배당을 중단하지 않았다. 그동안 배당 정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2021년부터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배당성향을 밝히고 있다.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20~30%로 환원하는 것을 명시했다. 지난해 배당을 살펴보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371억5168만원이다. 배당총액은 102억5811만원으로 별도 순이익의 27% 수준이다. 송호근 회장은 15억1929만원, 송시한 대표이사는 8억2972만원, 송지한 부사장은 5억8907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된다.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보수 한도를 상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사 보수 한도 최고액을 기존 20억원에서 25억원으로 높였다.

향후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등기 임원들의 보수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즉 오너 2세들의 임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보수 한도 증액 사유에 대해 "성과 지향적인 보상 체계 구축을 검토 중에 있다"며 "향후 경영 성과에 연동되는 성과급 제도 도입에 대비한 한도 확보 목적이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