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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삼성전자]대부업체·위성방송은 왜 출자했나⑤정부 중기지원책 참여, 방송수신기 사업 위해 컨소시엄 조인

원충희 기자공개 2023-09-22 07:27:07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0: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주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사업 협력사들이 포진해 있다. 다만 간혹 전혀 어울릴 것 같이 않은 포트폴리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대부업체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와 KT 계열 위성방송사인 '스카이라이프'다.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의 경우는 최대주주다.

이들은 모두 당시 정부의 정책에 따른 결과의 흔적이다.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는 매출채권 유동화 등 중소기업 후원책의 일환으로 대기업들이 출자한 금융업체이고 스카이라이프 지분은 위성방송 태동기 때 한국통신과 6개 대기업(금호, 삼성, 한솔, 코오롱, 한화, 현대)의 컨소시엄 구성 당시 출자한 게 아직도 남아있다.

◇중소기업 팩토링 사업 지원하다 대부업체 주주 등극

삼성전자는 국내 굴지 대기업답게 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여러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정부에서 주도한 펀드나 자체 신기술투자조합,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회사 등이 주로 있다. 그런 점에서 대부업체는 의외다. 대기업들이 이미지 관리차원에서 대부업과 엮이는 것을 꺼려하는 데 비하면 특이한 출자법인이다.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는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정식 대부업체로 2022년 기준 자산 862억원억원, 당기순이익 12억원의 중소형 대부업체다. 삼성전자는 사업적으로 관련 없는 이 회사의 지분 17.24%를 가진 최대주주다.

사연은 이렇다. 1995년 고(故) 이건희 회장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중기중앙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전담 팩토링회사인 '기협파이낸스'를 설립했다. 중소기업이 대금으로 받은 어음을 결제일 전에 현금화해주고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업무를 하는 곳이다.

예나 지금이나 판매대금 현금화 부진으로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있는 만큼 만성적인 자금난 완화를 위해 만든 업체다. 이때 삼성전자, 현대차, SK가스, 포스코 등 전경련 주요 회원사들이 출자를 했는데 삼성이 가장 많았다.

기협파이낸스는 나중에 지금의 상호로 바뀐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업 라이선스가 없는 기업이 대출업무를 하려면 대부업 등록을 받아야 한다. 그 대신 사명에 '대부'를 반드시 써놓도록 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졸지에 대부업체 최대주주가 됐다.

◇위성방송 수신기 사업 진출, 컨소시엄 참여로 출자

KT스카이라이프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은 23년전 위성방송 사업체 컨소시엄에 참여한 결과다. 한국통신(현 KT)은 2020년 6월 위성방송 사업권 획득을 위해 방송 3사와 주요 신문사를 비롯해 대기업 등 총 5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3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당시 컨소시엄에는 현대종합상사, 삼성전자, 아시아나항공, 한화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미국의 위성방송사 에코스타, 다국적기업, M.I.H, 일본의 니쇼이와이가 참혀했다. 이를 통해 스카이라이프의 전신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주식회사(KDB)'를 설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그때 위성방송 수신기를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인공위성 수신장치가 수입자유화품목으로 해제되면서 200만원을 호가하던 설치비용이 80만원으로 떨어지자 일본 위성방송을 보는 가정이 늘면서 문화침략, 전파침략, 사대주의를 경고하는 다양한 지적이 나오던 시점이었다.

정부는 토종 위성사업자 육성을 장려했고 삼성전자는 위성방송 수신기 공급처를 미리 확보한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았다. 공공미디어로 출발했으나 경영은 실패했다. 부실이 쌓이고 주주들이 떠나자 외국계 사모펀드(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손을 벌려야 했다. 결국 2009년 방송법 개정으로 대기업 소유제한 기준(49%)이 폐지되면서 KT가 어피너티 보유지분을 인수해 그룹으로 편입시켰다.

삼성전자의 위성방송 수신기 사업은 훗날 네트워크 장비사업으로 발전한다. 5세대 이동통신(5G) 구현에 필요한 각종 통신장비와 시설 구축은 주요 사업분야로 자리잡았다. 유럽, 일본, 미국 등 대형 통신사업자들의 수주를 받아 글로벌 위상을 떨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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