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는 지금]프리IPO 작업 착수, '상장 풍향계' 어디로②작년 말 BIS비율 13.94%, 드래그얼롱에 4%p↓…자본 건전성 개선 고심
김서영 기자공개 2023-09-26 07:11:40
[편집자주]
케이뱅크(Kbank)는 가장 먼저 만들어진 인터넷 전문 은행이다. 올해로 설립 6년 차를 맞은 케이뱅크는 변화의 격변기를 앞두고 있다. 장기간 공석이었던 모회사 KT 사장이 새로 선임되며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서호성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 만료된다. 사업면에선 주택담보대출의 취급이 늘어나고 다양한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변화를 준비하는 케이뱅크의 현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Kbank)가 '프리IPO(상장 전 자금유치)'를 진행 중이다. 사실상 연내 상장을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특히 피어그룹으로 꼽히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2년째 하락세를 그리는 가운데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저평가되는 상황이다. 대신 프리IPO로 전략을 선회해 재무구조 개선을 노린다.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프리IPO 작업에 착수했다.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등을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프리IPO 규모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프리IPO는 상장 대신 이뤄지는 자금 유치 작업이다. 케이뱅크는 작년 9월 상장 예비심사까지 통과했으나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상장 절차가 멈춰 섰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계획대로 연내 상장을 성공시키겠다고 공언했으나 쉽지 않아 보인다.
케이뱅크의 상장 작업이 멈춰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글로벌 경제 상황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 상황이 불안정해져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려워졌다. 연초만해도 기업가치가 8조원 규모로 평가됐으나 시간이 갈수록 평가액은 낮아지고 있다.
피어그룹으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향세도 악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뱅크가 상장할 당시에는 국내에 상장한 인터넷은행이 없어 해외기업이 피어그룹이 됐다. 대표적인 회사는 일본 세븐뱅크와 미국 찰스슈왑뱅크 등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은행 1호 상장사인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의 국내 유일한 피어그룹이다.
2021년 8월 공모가 3만9000원에 상장한 카카오뱅크 주가는 9만4400원까지 오르며 폭등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하락장과 성장주에 대한 부풀려진 기대감이 가라앉으며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작년 10월 1만580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고, 현재 공모가보다 낮은 2만원대 주가를 횡보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케이뱅크는 상장 대신 프리IPO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IPO는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21년 7월 프리IPO 차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1조2542억원의 외부 자금을 유치했다. 2년 만에 두 번째 프리IPO에 나서는 케이뱅크는 자금 유치 규모를 밝히진 않았으나 상장 당시 목표했던 기업가치 5조원을 형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프리IPO에 따른 BIS비율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년 전 프리IPO 당시 유상증자로 들어온 자금 가운데 7250억원이 자본금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유상증자를 단행하고도 BIS비율이 떨어진 셈이다. 실제 BIS비율은 2021년 18.12%에서 지난해 말 13.94%로 4.16%p 하락했다. 드래그얼롱(동반매각요청권)이 적용된 만큼 자본금 인정 금액에서 제외된 탓이다.
이번 프리IPO로 확보한 자금 일부가 또 자본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BIS비율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1년 프리IPO 때처럼 BIS비율이 하락한다면 자칫 한자릿수로 떨어질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 건전성을 위해 권고하는 BIS 비율은 13% 이상이다. 드래그얼롱과 콜옵션 등 프리IPO 과정에서 적용되는 계약 조항들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프리IPO를 택한 만큼 실제 상장에 나서는 데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특히 상장이란 경영 과제를 안았던 서 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31일 만료될 예정이다. 서 행장 연임이나 새 행장 선임 이슈 등이 걸려 있어 상장 절차를 다소 늦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상장을 추진하기엔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황이 좋지 않고 투자 심리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케이뱅크가 반드시 상장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고 프리IPO 규모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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