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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판 커지는 프로축구…현대차 '전북현대' 재건 사활클럽월드컵 확대 전망, 마케팅 효과 커질듯…성적 회복 급선무

황선중 기자공개 2024-03-18 08:16:43

[편집자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은 대기업이다. 프로스포츠단을 직접 운영하며 투자와 지원을 책임지고 있다. 인기 종목인 4대 스포츠는 물론이고 비인기 종목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기업의 프로스포츠 사업 방향에 따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더벨은 대기업들의 프로스포츠 사업 전략과 방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현대차가 운영하는 프로축구단 '전북현대'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내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륙별 클럽 대항전 '클럽월드컵'이 대폭 확대 개편되기 때문이다. 수십억원대 금전적 보상은 물론이고 글로벌 마케팅 효과까지 단번에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북현대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우울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내 최강 프로축구단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2년 연속으로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심지어 지난해는 최종 순위 4위로 우승권과 거리가 멀었다. 내년 개최되는 클럽월드컵 진출조차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분명한 위기다.

2016년 전북현대의 AFC챔피언스리그 우승

◇올해 1월부로 전북현대 이사진 전면 교체

현대차는 전북현대 재도약을 위해 새판을 짜고 있다. 지난 1월 전북현대 이사진을 물갈이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선 2019년부터 4년 동안 전북현대를 이끌었던 허병길 현대차 부사장이 물러나고 정유석 현대차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정유석 대표는 현대차에선 국내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당분간 프로축구단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프로스포츠단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단장도 바꿨다. 이도현 전 대한양궁협회 사무처장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 사내이사까지 겸임한다. 이 단장은 프로농구단 울산현대모비스 전성기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울산현대모비스가 달성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회 우승 중 무려 6회를 함께 했다.

현재 전북현대 이사진을 정리하면 △사내이사 2인(정유석 대표·이도현 단장) △기타비상무이사 1인(김정원 현대차 재무관리실장) △감사 1인(김우열 감사) 체제다. 네 인물 모두 지난 1월에 동시 취임했다. 사실상 정유석 신임 대표와 이도현 신임 단장이 합심해서 전북현대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구조다.

두 인물의 당면과제는 전북현대를 다시 아시아 최강 구단으로 만드는 일이다. 단순히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매년 아시아 각국 리그 상위권팀들이 경쟁하는 국제 대회다. 유럽축구연맹(UEFA)가 주관하는 유럽챔피언스리그와 비슷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중요한 이유는 클럽월드컵 출전권 때문이다. FIFA가 주관하는 클럽월드컵은 6개 대륙 챔피언스리그 우승팀들이 경쟁하는 대회다. 운이 좋으면 전북현대가 레알마드리드 같은 유럽 명문구단과 맞붙을 수도 있다. 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쏠린다는 이야기다. 글로벌 기업인 현대차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마케팅장이다.


◇내년 클럽월드컵 대폭 확대…호성적 유지 중요

주목할 점은 내년부터 클럽월드컵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진다는 점이다. FIFA는 대륙별 국가 대항전인 월드컵처럼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4년 주기로 개최하고 참여팀도 32개로 늘린다. 기존 클럽월드컵은 1년 주기로 개최됐고 참여팀은 7개였다. 앞으로 클럽월드컵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전북현대가 클럽월드컵 참여로 얻는 실익은 다채로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마케팅 효과가 한층 커진다. 유럽팀 출전권이 1장에서 12장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시아팀 출전권은 4장이다. 이미 레알마드리드와 맨체스터시티, 바이에른뮌헨, 파리생제르맹 같은 유럽 굴지의 강팀들의 출전이 확정된 상태다.

금전적인 보상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기존 클럽월드컵 총상금 규모는 1650만달러(220억원)였다. 앞으로는 10배에 육박하는 1억6000만달러(약 21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단순히 클럽월드컵에 참가하기만 해도 수십억원을 챙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만약 상위 토너먼트까지 진출하면 100억원 이상의 돈방석에 앉는다.


거대한 유럽 명문구단에는 큰 금액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전북현대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거액이다. 전북현대 연간 운영비는 400억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선수단에 지급한 연봉은 도합 198억원이었다. 전북현대가 클럽월드컵 진출로 돈방석에 앉으면 현대차로서는 그만큼 투자 금액을 아낄 수 있다.

다만 내년 5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2025 클럽월드컵 자력 진출은 어려운 상태다. 최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범현대가 라이벌인 울산HD에 일격을 당하면서다. 현재로서는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하는 상황. 만약 내년 클럽월드컵 진출이 좌절되면 전북현대는 4년 뒤인 2029 클럽월드컵을 기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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