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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은 지금]'화학사업'에 울고 웃고...해법은 결국 본업 강화②2022년부터 태양광에 캐시카우 자리 내줘...가성소다 등에 '선택과 집중'

정명섭 기자공개 2024-03-18 07:29:58

[편집자주]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이 녹록지 않은 2024년을 보내고 있다. 업황 악화로 케미칼 부문의 고전이 계속되고 성장가도를 달리던 태양광 사업마저 부침을 겪고 있다. 미국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에 이익 규모를 상회하는 투자를 단행하면서 재무부담은 커지고 있다. 다만 중장기 성장성 측면에선 여전히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벨은 부진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1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해 출범한 기업이다. 화학과 소재, 태양광 사업을 아우르게 되면서 그룹 핵심 계열사로 발돋움했다. 방산과 조선을 제외한 그룹 주요 사업군이 한데 모인 셈이다.

한화솔루션은 출범 초기에 태양광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늘려왔으나 캐시카우는 여전히 본업 케미칼 부문이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석유화학 업황이 둔화하면서 이익 비중이 크게 축소됐다.

고심 끝에 내놓은 한화솔루션의 해답은 본업 경쟁력 강화다. 가성소다와 고순도 크레졸 같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재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키워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태양광 사업 확대 밑바탕 된 화학사업

한화솔루션 통합 첫해인 2020년 케미칼 부문의 매출은 3조3265억원으로 태양광 사업(3조7023억원)에 못미쳤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794억원으로 태양광(1722억원)의 두 배 이상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0.5%로 2%대인 태양광 대비 수익성도 월등히 높았다.

2021년 케미칼 부문이 올린 매출은 5조3640억원이다.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조46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익 기여도는 141.7%다. 그해 태양광 사업이 3285억원의 적자를 낸 영향이었다. 케미칼 부문이 태양광 사업의 손실을 만회하고도 약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한화솔루션에 안겨줬다는 의미다. 태양광 사업 확대가 시급했던 한화솔루션 입장에서 케미칼 부문은 든든한 현금 창출 수단이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합성수지와 중간원료 등 다운스트림 중심의 화학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사업 부문이다. 대표 제품은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우레탄 원료인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CA(염소 및 가성소다) 등이다. 생산능력 기준으로 모두 국내 1~2위의 시장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PVC와 가성소다, TDI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45~52%(2023년 3분기 기준)다.

한화솔루션은 관계사인 여천NCC로부터 에틸렌을 조달하고 중간원료를 자급하는 구조를 구축해 원가효율성이 업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가구조와 시장 내 입지는 케미칼 부문에 안정적인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한 건 2022년부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유가와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다. 이에 따른 주력 제품의 스프레드(가격과 원료 가격의 차이) 축소는 한화솔루션의 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2022년 하반기부터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로 전반적인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줄어들어 이익 감소 폭이 더 커졌고 결국 그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케미칼 부문의 이익이 태양광 사업에 실적이 뒤처지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2022년 케미칼 부문이 58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때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영업이익 649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업황 저하가 계속되면서 지난해에도 캐시카우 자리를 태양광 사업에 내줬다. 매년 55~141.7% 사이를 오가던 이익 기여도는 10% 밑으로 떨어졌다.

◇시황 회복 당분간 요원...가성소다·고순도 크레졸 등으로 선택과 집중

한화솔루션은 올해도 원가 상승과 수요 부진 등으로 케미칼 부문이 당분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침체라 시황이 개선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솔루션의 돌파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기초소재 포트폴리오 다각화다. 전자는 가성소다 설비 증설과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합작투자, 후자는 '고순도 크레졸' 신규 투자다.


가성소다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쓰인다. 경량 소재 재료인 알루미늄을 보크사이트 원석에서 추출할 때에도 사용된다. 한화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여수공장 내 가성소다 설비 확장을 추진해왔다. 2021년 12월부터 시작된 생산설비 증설은 올해 말까지 추진된다. 총 소요자금 4300억원 중 990억원(2023년 3분기 기준)이 투입됐다.

고순도 크레졸은 합성비타민과 합성향료, 산화방지제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기초소재다. 비타민E, 멘솔 등의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고순도 크레졸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재 고순도 크레졸을 생산하는 기업은 독일 랑세스와 일본 미쓰이케미칼, 중국 안후이 하이화 케미칼, 남아공 사솔 등 극소수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4월부터 전남 여수 산업단지에 연산 3만톤 규모의 고순도 크레졸 생산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총 투자금액은 1707억원이다. 공장이 준공하면 한화솔루션은 단숨에 글로벌 3위 크레졸 생산기업이 된다.

당초 올해 5월 중에 설비 투자가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물성 개선 등 연구개발(R&D)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설비 구축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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