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이슈 재점검]오너가 경영인만 10명 넘는 LS그룹, 관건은 '시점'④2030년 막 내리는 2세경영, 세대교체-계열분리 관심
김위수 기자공개 2024-03-22 07:31:01
[편집자주]
형제경영, 사촌경영과 같은 수식어가 붙은 대기업집단은 잠재적으로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재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경영에 참여하는 친족들이 많을수록 분쟁 가능성이 높고, 분쟁을 사전에 확실하게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분리'였다. 효성그룹 오너가 3세들이 계열분리 준비를 시작하며 다른 대기업들의 분리 가능성에 재계의 시선이 다시 한번 모이고 있다. 더벨이 계열분리 가능성이 있는 그룹들의 현황을 다시 짚어보고 향후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해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의 역사는 계열분리로 시작됐다.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6형제 중 넷째·다섯째·막내가 LG전선·LG산전 등을 들고 독립하며 출범했다. 장자가 그룹을 맡고 다른 형제 및 친족들은 독립한다는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애초에 LG그룹에서 독립해 나온 곳이다 보니 LS그룹 역시 향후 분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진다. 특히 LS그룹의 2세경영이 막바지에 접어든 상태다. 이르면 3세경영이 시작과 함께 그룹이 분리될 것으로 재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계열사 경영 참여 중인 오너가만 11명
LS그룹을 관통하는 승계원칙은 사촌경영과 장자승계가 중첩된 형태다. 2004년부터 LS그룹의 1세대인 고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의 세 장남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기로 내부적인 합의를 마쳤다.
이에 따라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 구자홍 회장,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이 각각 9년간 차례로 LS그룹의 회장이 됐다. 현재 LS그룹의 총수인 구자은 회장은 2022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2세경영까지는 LS그룹 오너가들이 합의한 사촌경영이 무난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구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30년 이후다. 재계에서는 이 시점부터 LS그룹의 3세경영이 시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의 원칙에 따른다면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손인 구본웅 마음캐피탈그룹 대표,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손인 구동휘, 구두회 명예회장의 장손녀인 구원경씨 등이 차기 회장이 된다. 단 3세경영까지 각 집안의 합의가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LS그룹 경영에 참여 중인 오너가 3세는 평사원으로 알려진 구원경씨를 제외하고 5명이다. 구본규 LS전선 사장,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 구동휘 LS MnM 부사장, 구본권 LS MnM 전무, 구소희 LS일렉트릭 이사 등이다.
이미 주력 계열사 사장 혹은 대표이사로 그룹에서 일찍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들도 있다. 장자승계라는 대원칙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들 모두가 돌아가며 회장을 맡을 만큼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다.
◇'LS' 이름 안쓰는 예스코·E1
3세경영으로 접어들게 되면 기존 승계원칙을 고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2세경영을 마지막으로 LS그룹이 분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LS그룹 소속이지만 사명에 'LS'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 기업들이 있다는 점에도 주목된다. 도시가스 사업 계열사 예스코를 중심으로 하는 예스코그룹과 액화석유가스(LPG)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E1이 그 주인공이다.
LS그룹의 지주사인 ㈜LS와 지분관계가 없기도 하다. 구태회·구두회 명예회장 일가가 예스코그룹의 지주사격인 예스코홀딩스의 지분을, 구평회 명예회장 일가가 E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구태회 명예회장의 직계가 기존 LS그룹을, 구평회 명예회장과 구두회 명에회장 일가는 각각 E1과 예스코로 나누는 방안 등이 가능하다. 실제 구태회 명예회장은 LS전선에, 구평회 명예회장은 E1에, 구두회 명예회장은 예스코에 몸담았다.
LG그룹의 장자승계 자체가 기존 주력 사업을 장자가 맡고 다른 형제 및 친척들이 비주력으로 여겨지는 영역을 들고 독립하는 형태다. LS와 E1, 예스코로 나눈다면 규모상 형평성에 어긋나겠지만 LG그룹의 계열분리 원칙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물론 이같은 원칙과 합의가 세대를 이어가며 흐려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LS그룹 분할도 시나리오로 배제할 수 없다. 단순히 세 집안으로 나누기에는 인원 수가 많아지기도 했다. 구자은 회장은 2030년까지 그룹의 자산 규모를 5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를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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