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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기아타이거즈는 왜 전북현대처럼 '왕조' 구축 못했나형제구단 전북현대와 대조적, 중하위권 성적 전전...운영비 차이 눈길

황선중 기자공개 2024-03-26 08:15:20

[편집자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은 대기업이다. 프로스포츠단을 직접 운영하며 투자와 지원을 책임지고 있다. 인기 종목인 4대 스포츠는 물론이고 비인기 종목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기업의 프로스포츠 사업 방향에 따라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더벨은 대기업들의 프로스포츠 사업 전략과 방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로야구단 기아타이거즈는 프로축구단 전북현대와 함께 현대차그룹 스포츠단의 양날개로 꼽힌다. 2009년 정규리그 우승으로 모기업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점까지는 형제구단인 전북현대와 같다.

차이가 있다면 그때 이후 전북현대는 최강구단으로 거듭나며 K리그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갔고, 기아타이거즈는 명문구단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다시 중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는 점이다. 어떤 요인이 차이를 갈랐을까.

◇기아타이거즈, 'K리그 왕조' 전북현대와 다른 양상

2009년 현대차그룹 형제구단 기아타이거즈와 전북현대는 첫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경사를 함께 맞이했다. 기아타이거즈는 전신 해태타이거즈 역사를 포함하면 KBO리그 9회 우승에 빛났지만, 2001년 기아타이거즈 전환 이후로는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기아 입장에서는 2009년이 사실상 첫 KBO리그 우승이었다.

전북현대도 당시 K리그 정규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1994년 창단 이래 정규리그 우승은커녕 만년 하위권에 가까웠던 팀이다. 2006년 국제대회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을 때조차 정규리그 성적은 11위에 불과했다. 그러던 팀이 창단 15년 만에 현대차에 K리그 우승 트로피를 선사하게 됐다.

모회사인 현대차그룹은 투자로 화답했다. 기아는 기아타이거즈 신축 홈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건립에 300억원을 출연했다. 신축 연습구장인 '기아 챌린저스 필드' 건립에도 25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 역시 300억원을 투자해 전북현대 최첨단 선수숙소 '율소리 클럽하우스'를 지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두 프로스포츠단 성적은 다른 길을 걸었다. 우선 전북현대는 K리그에 새로운 왕조를 세웠다. 2009년 이후로도 K리그 우승 트로피를 8차례나 더 거머쥐었다. 2017~2021년에는 5연패라는 대기록도 썼다. K리그 최다 우승팀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됐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축구를 호령하는 강팀이 됐다.


기아타이거즈는 반대였다. 2009년 우승 직후 다시 성적이 내려앉았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정규리그 성적을 살펴보면 대체로 중하위권을 전전했다. 2017년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트로피를 하나 추가하긴 했지만 형제 구단인 전북현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과였다.

◇종목별 선수 수급 차이, 운영비 차이 눈길

기아타이거즈가 전북현대처럼 꾸준히 호성적을 내지 못했던 배경은 종목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구와 축구를 막론하고 대다수 프로스포츠에서 우승을 위한 가장 빠른 길은 뭐니뭐니해도 선수단 강화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이적시장이 활발한 프로축구에 비해 우수 선수를 수급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은 편이다.

프로축구는 원하는 선수가 있으면 소속 구단과 협상해 이적료를 지급하고 자유롭게 데려오면 된다. 투자하면 곧장 선수단이 강화되는 구조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이적시장이 활발하지 않다. 통상 신인드래프트 혹은 자유계약(FA) 영입 등으로 선수단을 강화한다. 투자를 하더라도 우수 선수를 영입하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마케팅 영향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를 넘어 해외를 공략하는 기업이다. 국내 마케팅보다는 해외 마케팅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전북현대 성적이 부진하면 국제 무대 진출에 실패하면서 해외 마케팅에 차질이 생긴다. 국내 마케팅에 강한 기아타이거즈보다는 전북현대 성적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아타이거즈와 전북현대 연간 운영비를 비교하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전북현대는 K리그에서 '매머드급' 운영비를 자랑한다. 2022년 영업비용으로 431억원을 썼다. K리그 12개 구단 중 1위였다. 반면 기아타이거즈는 2022년 영업비용으로 483억원을 지출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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