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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펀딩 생태계 점검]생사 기로 놓인 신생 PE, 중견급 PE도 펀딩 '악전고투'⑨LP 출자액 증가 불구 대형사 쏠림 심화, 블라인드펀드 미보유 중견사 활동 '주춤'

감병근 기자공개 2024-03-27 08:11:1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07: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은 현재 블라인드펀드 보유 유무로 처한 상황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프로젝트펀드 시장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하지 않은 하우스들은 딜을 검토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신생 하우스들이 프로젝트펀드 트랙레코드를 쌓은 뒤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며 시장에 자리잡던 성장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루키리그를 통과해 소규모 블라인드펀드 결성이라도 성공한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신생 하우스들은 지금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

과거 대규모 프로젝트펀드 딜에 성공했던 중견급 하우스들도 상황이 좋지 않다. 주요 딜이 블라인드펀드 보유 하우스로 쏠리는 탓이다.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치열해진 경쟁으로 결과를 얻는 곳을 찾기 어렵다.

◇대형사 쏠림 현상 심화에 신생사는 생사 기로에

최근 국내 펀드레이징 시장은 ‘빈익빈 부익부’로 요약된다. 기관투자자(LP)들이 안정성을 중시하면서 대형사의 블라인드펀드에만 출자가 집중된 결과다.

작년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교직원공제회, 사학연금,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노란우산공제, 산재보험기금 등 국내 8대 주요 연기금·공제회들의 PEF 출자액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년 약 2조원 대비 25%가량 증가했다. 금액만 보면 PEF 시장에는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됐다.

문제는 이러한 유동성이 대형 하우스의 블라인드펀드에만 집중됐다는 점이다. 작년 이들 기관투자자들 가운데 루키리그에 출자한 곳은 교직원공제회가 유일하다. 나머지 기관투자자의 자금은 10여개 대형 하우스가 중복으로 출자 받았다.

신생 하우스는 주요 LP로부터 출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MG새마을금고 사태, 캐피탈사의 재무부담에 따른 출자 중단 등으로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최근 2~3년 사이에 개업했던 PEF 운용사들 상당수가 폐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GP)수는 2022년 역대 최대인 415개로 집계됐다. 2020년 GP 숫자가 336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사이에 79개의 하우스가 신설된 셈이다. 이를 기반으로 역산하면 현재 국내에서 업력이 2~3년 수준인 신생 PEF 운용사는 전체의 30%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들 가운데 루키리그를 통해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성공한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이 조만간 존폐의 기로에 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까지 이어지던 회계법인, 법무법인에서 신생 하우스로 인력 이동이 작년부터 끊긴 점도 대규모 폐업 가능성의 신호로 거론되고 있다.

◇조단위 AUM 중견사도 펀드 결성 ‘악전고투’

펀드 레이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잡은 중견 하우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프로젝트펀드 위주로 투자를 진행했던 하우스들이 신규 투자 및 출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대형사와 견줄 만한 프로젝트펀드 투자 실적이 있음에도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하지 못한 부분이 발목을 잡고 있다. 문제를 인식하고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에 도전장을 내는 곳도 있지만 루키리그에 도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트랙레코드가 풍부한 대형사들에게 치이는 모양새다.

최근 딜을 공급하는 자문사들은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하우스들과 우선 접촉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프로젝트펀드 투자금 모집이 막히면서 블라인드펀드 보유 하우스와 우선 논의를 통해 딜 종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기존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한 경험이 있는 중견급 하우스들의 상황도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SKS프라이빗에쿼티, 대신프라이빗에쿼티, 웰투시인베스트먼트, LB프라이빗에쿼티, 코스톤아시아 등 2022년만 하더라도 무난히 복수의 출자사업을 확보했을 법한 탄탄한 내공의 하우스들이 해를 넘겨 출자사업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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