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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인적분할에 스톡옵션 매력 '희석'…인력 유출 우려 행사가 보다 낮은 주가, 엎친데 덮친격 신설법인으로 스톡옵션 나눠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27 09:22:48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빗썸이 인적분할을 추진하면서 임직원에게 부여했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도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으로 나뉜다. 주식 분할 비율과 동일하게 존속법인 빗썸 6, 신설법인 4의 비율로 스톡옵션을 재배분받는다.

일각에서는 분할로 인해 빗썸 스톡옵션 매력이 추가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도 주가가 행사가보다 40% 가까이 낮다. 여기에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신설법인의 스톡옵션까지 나눠받게 된다면 직원들 사이 불만이 새어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빗썸은 각 사업부문의 성장을 이뤄내 스톡옵션 가치와 기업의 매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행사가 재조정없이 행사기간 시작…주가 낮아 '무용지물'

빗썸은 2021년 임직원 250명에게 스톡옵션으로 15만3445주를 부여했다. 행사가는 20만8900원으로 설정했다. 행사가 기준으로 320억원 상당이다. 행사 기간은 지난해 12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3년간이다. 중도 퇴사 등 이유로 취소된 건을 제하면 행사 권한이 발생한 스톡옵션은 약 12만5000주로 예상된다.

스톡옵션 부여 당시에는 빗썸 주가가 40만원에 육박했다. 가상자산 상승장 덕에 역대 최고가를 달성했던 시기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부터 가상자산 하락장이 시작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해에는 한 때 10만원 선도 무너졌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행사가 재설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조정은 없었다.


현재 비상장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빗썸 주식은 1주당 13만원 선이다. 주가 회복이 더뎌 직원들은 당장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인적분할로 부여받았던 스톡옵션을 빗썸과 빗썸에이로 나눠야 하면서 스톡옵션의 매력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

여타 IT 기업과 마찬가지로 가상자산 관련 기업도 인재들에게 회사 매력 포인트로 스톡옵션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장세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큰 업계기 때문에 더더욱 복지, 스톡옵션 등으로 인재들을 모으고 있다. 이런 구인구직 시장 분위기 속 스톡옵션 가치가 하락한다면 핵심 인재들이 타 기업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3년안에 존속·신설법인 주가 상승 가능할까

주가 회복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빗썸의 IPO, 가상자산 상승장에 따른 시장 기대감 등이 형성돼 과거 주가를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신설법인이 예고한대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유망 포트폴리오를 발굴한다면 기업가치와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다만 직원들이 기대감을 갖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2026년 말까지는 행사를 완료해야 하는데 현재 빗썸에이로 승계되는 자회사들만으로는 단기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 빗썸이 IPO를 준비하기 위해 캐시카우인 거래소 사업과 그렇지 못한 자회사를 두 개 법인으로 나누는 굿·배드 컴퍼니 전략을 구사하는 것에서도 자회사의 장기 성과 부진을 알아챌 수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빗썸에서 발생한 관계기업 지분법 손실은 179억원이다. 빗썸은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해 연결재무제표 대신 지분법손익을 반영하고 있다. 지분법이익이 난 곳은 단 두곳에 불과하다. 비티씨인베스트먼트가 847만원을, 비티씨코리아서비스가 1억5183만원의 지분법이익을 냈다.

나머지 자회사의 성과는 암울했다. 빗썸메타, 빗썸시스템즈 등 매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해산 절차를 밟았다. 주주사인 버킷스튜디오(비덴트)와 공동으로 투자한 빗썸라이브는 파산선고를 받으며 장부가액이 '0'원이 됐다. 미인식 지분법손실은 4억8000만원이 발생했다.

빗썸은 빗썸에이로 승계하는 자회사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공개한대로 존속법인 거래소 사업, 신설법인 투자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나눌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임시주총을 통해 안건이 가결돼야 하는 등 절차가 남아 있어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승계하는 자회사만으로는 2026년까지 빗썸에이 기업가치를 빗썸과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 투자에 성공해 소위 '잭팟'이 터져야만 스톡옵션도 가치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빗썸은 직원들을 위해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로 각 사업영역에서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기업가치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받은 스톡옵션의 가치를 더욱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각 사업부문에서 성장을 이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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