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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재건 보고서]대규모 M&A 부담, 어디로 전이됐나③'무형자산 손상' 비용으로 처리, '오프라인 수익'으로 다시 채우는 곳간

김선호 기자공개 2024-04-12 10:59:35

[편집자주]

1993년 창동점을 시작으로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선도하며 성장의 역사를 써온 이마트가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해 이를 타개해나가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혁신 인사를 앞서 단행했다. 이마트의 재건을 위한 신세계그룹의 전략과 이에 따른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 주력 계열사 이마트와 종속기업이 포함된 이마트부문은 2021년 지마켓을 비롯한 야구단 SSG랜더스, 패션 편집숍 W컨셉 등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온·오프라인 모든 일상이 신세계그룹에서 해결 가능한 유통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실탄 마련을 위해 이마트는 기존 점포를 매각하고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차입을 일으켰다. 2021년 운영자금 목적으로 5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담보대출로 1조원 이상을 마련한데 이어 성수점 매각으로 1조2200억원의 자금을 유입시켰다.

그럼에도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0년 5943억원에서 2021년 106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후 다시 현금곳간을 채우며 신규 점포 출점을 위한 실탄을 마련에 나섰지만 M&A로 발생한 영업권에 손상차손이 일어나는 등 무형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자산유동화·차입으로 만든 '신세계 유니버스'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이마트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기반으로 종속기업을 지원하는 지분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를 이마트부문으로 묶고 사업 영역에 따라 크게 오프라인 유통, 온라인 유통, 호텔·리조트, 식음료, 해외사업, 건설·IT·문화로 구분한다.

그중에서도 온라인 유통사업 영역이 구축된 건 2018년 12월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에스에스지닷컴(SSG.COM, 쓱닷컴)을 설립하면서부터다. 이후 W컨셉코리아와 지마켓을 인수하면서 온라인 유통사업 영역을 구축했다.

이외에도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 지분을 추가 취득하고 SSG랜더스 신세계야구단도 인수했다. 이를 위해 투입한 자금을 살펴보면 신세계야구단 지분 100%에 1000억원, 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에 4743억원을 투입했다.

그중에서도 에메랄드에스피브이 지분 100%를 취득하는데 3조5600억원을 들였다. 에메랄드에스피브이는 이를 기반으로 지마켓 지분 100%를 소유한 아폴로코리아 유한회사 지분 80%를 인수했다. 이러한 M&A로 인해 이마트 2021년 현금흐름표에 급격한 변동이 생겼다.


구체적으로 당시 별도기준 현금흐름표의 투자활동 현금흐름 중 종속기업투자의 추가 취득으로 3조6270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기재했다. 또한 종속기업투자의 신규 취득으로 5919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합산한 금액은 4조2190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실탄 마련을 위한 자산유동화가 2019년부터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018년 136억원에서 2019년 2005억원으로 급증했다. 유형자산의 처분으로 1조643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것이 현금곳간이 늘어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2020년과 2021년에도 유형자산의 처분으로 각각 9147억원, 1조984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여기에 대규모 M&A를 진행한 2021년에 차입금 증가로 3조3906억원을 기록했고 이례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해 1496억원의 현금을 유입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지마켓 인수 등을 완료하면서 2021년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2%로 감소했다. 부채비율 또한 그 이전까지 100% 미만을 기록하다 2021년에 처음으로 이를 깨고 102.6%를 기록하기도 했다.

◇무형자산 손상차손, 현금곳간 다시 채운다

이마트는 2021년 4분기 IR자료에 처음으로 PPA 상각비를 기재했다. 이때 PPA 상각비 240억원이 발생했다고 적시했다. PPA(Purchase Price Allocation)는 영업권, 브랜드 가치 등 M&A 과정에서 지불하는 웃돈으로 재무제표에서는 무형자산으로 속한다.

이후 이마트는 매년 공시하는 사업보고서에서 ‘무형자산 및 영업권’의 손상차손 규모를 반영했다. 2022년에는 67억원, 2023년에는 10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를 판관비 내역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영업이익 증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마트가 인식한 무형자산은 2020년 말 1조6552억원에서 2021년 말 7조7777억원으로 급증했다. 그 이후부터 매년 손상차손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무형자산 중 영업권은 향후 5년치 재무예산에 근거해 기대한 성장률에 도달하지 못했을 시 그만큼을 비용으로 인식한다.

이를 적용하면 이마트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종속기업이 기대만큼의 성장률을 기록하지 못하면 그만큼 무형자산에 손상차손이 반영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매년 이러한 손상차손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마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신세계건설의 위기로 마이너스(-) 4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종속기업을 제외한 별도기준으로 보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27.4% 감소했다.

이 가운데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현금곳간을 다시 채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39.6% 증가한 1조77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마트의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이 증가한데 따른 결과다.

별도기준 현금흐름을 보면 현금성자산이 2022년 139억원에서 지난해 말 1703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2740억원이 유출됐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4061억원)으로 그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곳간을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종속기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제외하면 이마트 자체적으로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따른 자금유입이 견고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기반으로 이마트는 다시 오프라인 점포 신규 출점을 재개에 실적을 개선시켜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규 출점 전략을 재개하는 동시에 주력 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부채 규모를 줄여 재무건전성을 더욱 제고시켜나갈 것"이라며 "지마켓이 지난해 4분기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도 주요한 성과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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