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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으로 돌아온 OCI 바이오]식지 않은 M&A 의지, 투자 여력은④2020년 이후 현금창출력 회복...계열사 편입 후 재무안정성 유지 관건

정명섭 기자공개 2024-04-12 07:40:47

[편집자주]

OCI는 1959년에 창업한 이래 화학에서 신재생 에너지, 소재 등으로 끊임 없이 변신을 시도하며 성장해온 기업이다. 개척하지 않은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게 OCI의 DNA다. 태양광 다음 먹거리는 제약·바이오.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으로 퀀텀점프를 노린 이우현 회장의 전략이 무위로 돌아갔지만 제약·바이오는 여전히 미래 성장동력이다. 더벨은 '글로벌 빅파마'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는 OCI그룹의 현황과 사업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은 무산됐지만 제약·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OCI그룹의 중장기 비전은 유효하다. 인수합병(M&A) 의지 역시 식지 않았다.

OCI그룹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 중 한미약품보다 매출 규모(약 1조5000억원)가 큰 기업을 후보군으로 살펴보고 있다. 향후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세부 전략도 세웠다.

M&A 자신감의 원천은 현금 보유고와 현금창출력이다.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 자체는 OCI그룹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오 사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의 연구개발(R&D) 비용 지원이 본격화하면 재무안정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OCI그룹 현금성자산 5년 새 최대…현금창출력 제고에 재무건전성 양호

OCI홀딩스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OCI홀딩스의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2417억원이다. 그룹 전체로 집계 범위를 넓힌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6020억원이다.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OCI그룹이 2020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거점을 군산공장에서 말레이시아로 옮기는 사업구조 재편 이후 현금창출력이 개선된 결과다. 실제로 2020년 525억원에 불과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1년 7620억원, 2022년 1조1265억원까지 올랐다. 작년에는 폴리실리콘 판매량 감소로 EBITDA가 6408억원으로 줄었으나 EBITDA 마진은 23.7%(2022년 24.1%)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그사이 큰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없어 EBITDA와 순영업현금흐름간 격차가 거의 없었다.

덕분에 재무적인 완충력은 탄탄해졌다. 2020년 말 1조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2021년 7197억원, 2022년 5519억원으로 매년 줄었고 작년 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보유 현금이 차입금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37.7%에서 24.6%로, 부채비율은 86%에서 56.1%로 낮아졌다. 부채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총차입금/EBITDA는 2020년 말 31.9배에서 작년 말 2.3배로 크게 개선됐다.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은 미국과 유럽 태양광 시장에서 비중국산 프리미엄을 받아 올해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OCI그룹이 미국 바이오 기업 인수에 쓸 자금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한미약품보다 매출 규모가 큰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자금 소요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OCI홀딩스는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통합 과정에서 한미사이언스 주식 인수대금으로 7703억원을 책정했다. 이 중 유상증자를 통한 현물출자분을 제외하고 구주 매입과 신주 인수에 OCI홀딩스가 투입하는 현금은 5175억원이었다. OCI홀딩스의 작년 말 별도기준 현금이 2400억원 수준이라 추가 차입이나 자회사 배당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바이오 기업 인수 후…R&D에 연간 최소 1000억원 이상 투입

OCI그룹의 현금 보유고를 고려하면 바이오 기업 인수 자체가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관건은 인수한 바이오 기업이 그룹사로 편입된 이후다.

OCI그룹은 화학, 태양광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신약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신약개발을 '제대로' 하려면 연 1000억~2000억원 규모의 R&D 비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OCI그룹이 매년 R&D 비용으로 200억원대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을 고려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OCI그룹은 지주사 전환 이전인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R&D 비용으로 240억원, 278억원을 썼다.

OCI그룹 계열 제약사인 부광약품의 경우 작년 연매출의 31.4%(395억원)를 R&D에 투입했다. 물론 이 회장은 부광약품 실적 대비 이 정도 수준은 과하다고 판단해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낮출 계획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기업평가는 OCI그룹이 제약·바이오 부문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계열 전반의 재무안정성 제어 여부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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