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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패션사 퀀텀점프]땅부자 BYC, '1조' 부동산 활용법은⑤비수익 유동자산 처분하거나 건물 재개발 후 임대업 확대 거론

변세영 기자공개 2024-04-12 11:30:37

[편집자주]

국내 중소형 패션사들이 불황에 맞서 퀀텀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은 대기업의 맹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도 자체브랜드(PB)를 내세우는 등 위협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이에 중소형 패션사들은 오프라인 위주 사업에서 벗어나 체질개선에 사활을 거는가 하면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등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벨은 주요 중소형 패션사의 사업현황 및 지배구조, 향후 성장전략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YC는 '메리야스'를 대표로 하는 국내 1세대 내의(속옷) 업체 중 하나다. 반세기가 넘는 업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역성장에 대한 고민도 상당하다. 매출액은 2016년 정점을 찍고 매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2021년부터는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공격까지 받고 있다. 트러스톤은 BYC 주식 액면분할 외에도 저수익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활용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너3세 한승우 지배력 원톱, 매출 감소 속 기업가치 하락

BYC의 창업주는 한영대 회장이다. 한 회장의 차남인 한석범 BYC 사장이 1997년부터 경영을 총괄적으로 지휘하고 있다. 넥스트 오너십 무게 추는 한 사장의 장남인 한승우 상무로 기울어 있다. 오너3세인 한 상무는 1992년 생으로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BYC에 입사했다. 현재 기획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미 한 상무로의 지배력 이양도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올랐다. BYC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최대주주는 신한에디피스로 18.43%를 보유한다. 신한에디피스는 2004년 부동산 매매와 임대업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BYC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다. 신한에디피스 최대주주(58.34%)가 바로 한 상무다. ‘한승우→신한에디피스→BYC’ 구조로 그룹을 간접지배하는 것이다.

BYC의 2대주주는 한승홀딩스다. 지분 13.55%를 보유한다. 한승홀딩스 역시 한승우 상무의 100% 개인회사다. 결과적으로 한 상무는 BYC 주식 추가 증여 혹은 상속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승계가 사실상 완성된 만큼 기업가치 제고라는 과제만 남았다. 8일 기준 BYC의 시가총액은 3057억원에 그친다.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부진 영향이다. BYC의 매출은 2016년을 정점으로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적 추이를 보면 2018년 1978억원, 2020년 1618억원, 2021년 1644억원, 지난해 1684억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글로벌 속옷 브랜드 유통망이 확대되면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것이다.

◇트러스톤 공세 후 액면분할 단행, 1조 부동산 활용법 '관심'

이러한 상황 속 트러스톤의 공세도 시작됐다. 트러스톤이 BYC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2021년 상반기부터다. BYC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후 같은 해 트러스톤은 BYC 지분 보유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목소리를 높였다.

트러스톤은 약 3년에 걸쳐 주식 유동성 확대와 주주환원 정책 수립, 저수익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 등을 요구해 왔다. 이에 BYC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해 1대10 비율로 액면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트러스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부분이 ‘부동산 활용법’이다. 지난해 말 기준 BYC가 소유한 투자부동산의 장부금액은 4608억원, 공정가치액은 1조1533억원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실제 부동산매매는 공시지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면 상당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얘기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자산유동화다. 보유한 토지나 건물 등을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드리스백)하는 방식이다. 부진한 사업장을 매각해 처분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 부동산 처분이 전무한 케이스도 아니다. 2017년 BYC 전주공장 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2019년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549억원에 처분했다. 이후 2021년 전라북도 전주시 팔복동에 위치한 BYC 건물을 민간회사로 매각했다. 해당 부지에는 전주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섰다.


이밖에 낡은 건물을 재개발해 부동산(임대) 사업을 확대하는 시나리오도 유력하다. BYC는 수도권을 포함한 지방 노른자 위치에 다수 부지를 보유한다. 재개발 시 그 가치가 상당한 만큼 이를 활용해 임대사업을 전개하면 쏠쏠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실제 BYC의 임대수익은 2015년 269억원에 그쳤지만 2019년 394억원, 지난해에는 441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임대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8%에서 지난해 26%까지 커진 상황이다.

BYC 관계자는 “과거에도 효율이 떨어지는 공장을 매각하는 등 효율화 작업을 하긴 했다”면서 “효율경영을 계속 강화하는 만큼 비수익 사업장이나 부지를 정리하고 활용할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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