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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경영인 보수 분석]상여보다 고정적 '급여' 의존하는 SK그룹③최태원 회장, 계열사 두 곳에서 60억원 안팎 수령…상여 없이 고정급만

조은아 기자공개 2024-04-19 07:20:19

[편집자주]

매년 3월 재계 오너경영인들의 연봉이 공개된다. 일반 직장인과는 비교조차 어려운 수치에 자연스럽게 반감이 생기지만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것도 아니다. 오너경영인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은 물론 그들의 업무 강도나 짊어진 리스크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벨이 주요 그룹 오너경영인들의 보수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연봉은 말 그대로 '마이웨이'다. 실적과도 큰 관련이 없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받지도 않는다. 사실 최 회장에게 연봉은 주요 수익원이라기보다는 그룹 회장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해주는 수단에 가깝다. 지난해 60억원을 받았는데 SK그룹에서만 최 회장보다 많이 받은 전문경영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 회장은 매년 500억원 이상을 배당으로 받고 있다. 내로라하는 오너 경영인 사이에서도 매년 5~7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찌감치 상속 문제를 해결한 덕에 큰 돈을 쓸 일도 당분간 없다.

◇미등기임원 재직 중인 SK하이닉스에서 보수 받는 이유는

200여곳이 넘는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올라있는 곳은 지주회사인 SK㈜뿐이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에선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연봉은 SK㈜와 SK하이닉스에서만 받고 있다. SK㈜는 최 회장이 유일하게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곳이다. 그룹 지주사인 만큼 그룹 전반의 실적이 SK㈜ 실적에도 반영된다.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곳에선 유일하게 SK하이닉스에서만 보수를 받고 있는데 회사의 상징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인수는 최 회장 시대 SK그룹을 상징하는 대표 이벤트다.

최 회장은 인수가 완료된 2012년 당시 사법 리스크에 따른 일각의 우려에도 직접 등기임원을 맡아 회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안팎에 보여줬다. 그런 만큼 경영 성과에 대한 과실을 직접 누리겠다는 개인적 의지 역시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서 유일하게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규모가 10조~20조원을 넘나드는 곳으로 현금여력이 풍부한 편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부문 중간지주사로서 자회사 지원이라는 부담을 상시적으로 안고 있다. 지난해 말 부채규모만 50조원에 이른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는 연봉이 공개된 건 2018년이다. 당시 미등기임원도 연봉 공개 대상이 되면서 최 회장이 보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상여보단 고정적 '급여'에 의존

최태원 회장은 2022년부터 SK㈜와 SK하이닉스 두 곳 모두에서 상여금을 받지 않고 있다. 한때 상여도 받았지만 2022년부터는 고정급인 급여만 받고 있다. 상여를 받았을 때도 그 비중이 그룹 내 다른 전문경영인들과 비교해 훨씬 낮았다.

2018~2019년 2년 연속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급여로 20억원, 상여로 10억원을 받았다. 2018년 최 회장과 함께 연봉이 공개된 박성욱 부회장, 이석희 사장을 살펴보면 박성욱 부회장은 급여가 12억원, 상여가 24억원으로 상여가 급여보다 2배 많았다. 이석희 사장 역시 상여 규모가 더 컸다. 2019년에도 비슷한 경향이 이어졌다.

SK그룹은 작년 실적에 대한 성과급을 연초 지급하는데 2017년과 2018년은 SK하이닉스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해다. 박성욱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의 상여는 2년 연속 크게 증가했지만 최 회장은 10억원으로 고정됐다.


실적이 나쁠 땐 어떨까. SK하이닉스는 2019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87% 감소하는 등 어닝 쇼크를 겪었다. 당연히 2020년 주요 전문경영인의 상여도 줄었다. 최 회장의 상여도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급여가 20억원에서 25억원으로 늘면서 최 회장은 이전과 같은 30억원을 받았다.

SK㈜에서도 마찬가지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최 회장이 SK㈜에서 받는 급여는 크게 늘어난 반면 상여는 거의 10억원으로 고정됐다. 그나마도 2022년부터는 받지 않고 있다.

비슷한 기간 최 회장과 함께 SK㈜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장동현 부회장과 비교하면 특징이 더 명확하게 보인다. 장 부회장의 상여는 최 회장과 달리 실적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적었을 땐 20억원을 받았고 가장 많았을 땐 41억원을 받았다.


최 회장은 그간 여러 차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연봉을 반납했다. 부정적 여론을 연봉 반납으로 돌파하는 등 대외적 '메시지'로 잘 활용하는 모양새다.

최 회장의 보수가 처음 공개된 건 등기임원의 연봉 공개가 의무화된 2013년이다. 당시 등기임원으로 올라 있는 4개 계열사에서 30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다만 이후 고액 논란이 불거지면서 모두 반납했다.

최 회장은 2021년에도 SK하이닉스에서 성과급 논란이 불거지자 SK하이닉스에서 받은 보수 30억원 역시 모두 반납했다. 이후엔 보수를 받긴 했지만 큰 폭으로 줄였던 것으로 보인다. 미등기임원의 경우 상위 5인까지 연봉이 공개되는데 최 회장은 2021년과 2022년 모두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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