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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늘린 고팍스, 남은 과제 '부채 해결' 코인 차입금 가치 상승 여파…출자 전환 논의 '시급'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16 07:54:2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스트리미)가 지난해 회사 규모를 줄이고 수수료 이벤트 등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면서 실적을 소폭 개선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월단위 흑자를 내는 등 소기의 성과도 달성했다.

문제는 늘어난 부채다. 작년 상반기까지 잦은 경영진 교체와 고파이 여파로 자금난이 있었다. 이에 최대주주인 바이낸스가 운영비 명목 40억원과 고파이 상환을 위한 가상자산 300억원 어치를 대여해줬다.

가상자산의 가치가 불어나자 덩달아 회사 부채 규모가 1200억원대까지 불어났다. 출자전환으로 차입 부담을 줄이고 신규 투자자를 통한 재무건전성 활로 모색이 시급해보이는 시점이다.

◇실적 회복세 뚜렷, 무너진 신뢰 다시 쌓기 작업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2023년 매출 3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가상자산 출금 수수료 인하, 일부 종목 거래수수료 무료, 위믹스(WEMIX) 재상장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고객 방문수가 많아진 결과다. 점유율 경쟁에서는 라이벌인 코빗에 밀리고 있지만 수익 부분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냈다. 같은 기간 코빗의 매출은 17억원에 그쳤다.

다만 적자는 여전하다. 이 기간 영업손실 170억원을 기록했다. 200억원을 영업비용으로 지출했다. 비용 중 상당수는 인건비 관련이다.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급여는 전기 대비 절반 수준인 44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퇴직급여는 직원수에 반비례해 증가했다. 지난해 지급한 퇴직급여는 전기보다 5억원 늘어난 14억원이다.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고팍스는 인력 규모를 줄인 후 자체 매출만으로도 손익분기를 넘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고객 예수금도 증가했다. 2022년 제휴사인 전북은행에 보관된 예수부채는 45억원이었지만 올해는 77억원까지 늘었다.

문제는 재무건전성이다. 최대주주인 바이낸스로부터 끌어온 차입금 상당수가 '가상자산'인 탓에 재무구조가 무너졌다. 크립토 시장에 훈풍이 불어온 것이 고팍스 재무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된 셈이다.

◇부채 줄이고 신규 투자자 찾는다…바이낸스 차입금 출자 전환 논의

우선 경쟁사와 비교하면 고팍스 예수부채는 극히 적은 편이다. 고파이 미지급 사태가 고객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고파이는 고팍스가 중개하고 미국의 제네시스캐피탈이 운용하던 가상자산 예치 이자 서비스다. 코인을 맡겨두면 이를 운용하고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말 FTX 거래소가 파산하면서 연쇄작용으로 제네시스캐피탈도 지급불능을 선언했다. 상품을 중개했던 고팍스는 책임을 지고 원리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바이낸스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상환 자금을 차입해주고 설립자 및 기존 주주들의 구주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대주주인 바이낸스가 고팍스에 빌려준 자금은 360억원이 넘는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으로 300만 유로를 대여해줬다. 운영비 명목이다. 상반기까지는 고팍스 수익이 적었기에 직원 급여와 임대료 지급 등을 위한 자금을 빌려줬다. 바이낸스가 파리에 거점을 두고 있어 유로로 자금을 융통한 것으로 관측된다. 원화 환산액은 43억원이다.

장기차입금은 모두 가상자산으로 차입했는데 작년 말일 기준 원화 환산금액은 320억원이다. 이는 고파이 미지급금 상환을 위해 투입한 금액이다. 바이낸스는 총 10종에 달하는 가상자산을 빌려줬다. 그 중 비트코인이 258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남아 있는 고파이 미지급금도 부채 부담을 증가시켰다. 작년에 1, 2차 상환으로 400억원 상당을 상환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시세 상승에 따라 금액이 늘어났다. 최초 미지급 환산액은 566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640억원이 부채로 계상됐다. 이에 고팍스 부채총계는 1184억원에 달한다.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고팍스는 채무자와의 협의를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출 것이라고 약속했다. 보고서 주석을 통해서도 지배주주의 포괄적 재무지원, 채무 출자전환 협의 등을 진행 중이라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바이낸스와 고파이 투자자를 포함한 채무자들과 지속 협의해 부채를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결론이 가시화된다면 미래 지향적 논의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요구에 따라 현 최대주주 바이낸스의 지분을 인수해 줄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도 시사했다. 그는 "재무제표에서 볼 수 있듯 지난해 11월부터는 BEP가 나고 있다"며 "채무가 줄여지면 그에 따른 비용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로 하여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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