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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기단 2.0]유일하게 규모 줄인 에어부산, 기재 현대화는 계속⑥26대→22대로 기단 축소, 노령화 기재는 에어버스 신기종으로 교체

허인혜 기자공개 2024-04-22 14:25:55

[편집자주]

기단(機團·fleet)은 항공사의 위상을 담고 전망을 보여준다. 기단의 규모에 따라 항공사의 크기가 갈리고 기종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최근 성장과 재편의 시기를 맞은 국내 항공업계도 기단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항공사(FSC)냐, 저비용 항공사(LCC)냐에 순응해 기단과 기체의 규모를 맞췄다면 이제는 LCC도 대형 기단을 꿈꾸고 FSC도 가벼운 비행기를 사들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만남에 발맞춘 항공업계의 기재 개편도 한창이다. 더벨이 2.0 시대를 연 항공업계의 기단 포트폴리오와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부산은 저비용항공사(LCC)로서는 드물게 신기재 확대 계획을 적극적으로 세우지 않고 있다. 기재 수를 오히려 줄이며 이전보다 작은 규모의 기단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로 대한항공·진에어와 합병을 앞둔 만큼 기단을 확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추가되는 리스료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대신 기단의 구성에는 변화를 줬다. 노령화 기재를 신기재로 차츰 바꿔나가며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기단이 작게 운영되면 고정·변동비가 줄어 재무적으로는 안정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여기에 엔데믹 후 에어부산의 강점이던 일본 노선이 인기를 얻으며 매출도 수직상승했다. 기단 효율화와 매출 확대가 맞물린 효과는 영업이익으로 나타났다.

◇합병 앞두고 신기재 도입 멈춘 에어부산, 26대→22대

에어부산은 국내 LCC 중 매출액과 이용객 등을 기준으로 4위에 해당한다. 하위권 항공사는 차치하더라도 1~3위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모두 최근까지 비행기를 늘렸고 앞으로도 기단 확대 계획이 있다.

에어부산만 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 에어부산은 2019년 26대의 기재를 보유했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는 22대로 줄었다. 올해도 노후 기종을 두 대 처분하고 신규 기종을 하나 들여 총량에서 한 대가 빠진다.

에어부산이 기재 보유량을 줄인 이유는 명확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LCC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에어부산이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에 흡수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몸집을 키우기가 쉽지 않다.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도 기단 확대나 신규 채용 등 규모가 늘어나는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진에어와 다른 점은 리스 방식이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을 통한 재리스 방식을 쓰고 있다. 대한항공이 규모의 경제를 노릴 수 있는 데다 재무적으로도 버팀목이 될만 해서다. 에어부산도 일부 아시아나항공에서 물려 받은 항공기를 운항하며 같은 효과를 기대했지만 최근에는 에어버스로부터 직접 인도 받거나 외부 항공사를 통해 리스해 온다.

항공기가 줄었는 데도 리스부채가 계속 확대되는 배경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의 리스부채는 2021년 말 4261억원에서 이듬해 5057억원으로, 지난해 말에는 5400억원까지 늘었다. 유동 리스부채도 같은 기간 807억원에서 906억원, 922억원으로 증가했다.


◇노령화 기재 현대화로…에어버스 '네오' 중심

다행인 점은 기단의 규모는 축소하되 변화는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령화 기재를 최신 기종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병행 중이다. 기단은 축소됐지만 낡은 비행기는 송출하고 새 비행기를 들이며 구성 면에서는 더 효율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에어버스 기종을 선호한다. 에어버스의 기종 변화를 보면 A321-200, A320-200 중심에서 신 기종인 A321-200 NEO로의 변화가 눈에 띈다. 앞선 기종들은 2000년대 이전부터 생산한 제품인데 네오는 2016년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5년간 에어부산의 보유기재 추이를 보면 2018년에는 에어버스 A321-200 17대와 A320-200 8대를 운항했다. 제작 일자는 2017년 생산된 A321-200 3대와 2012년 만든 A320-200 2대를 제외하면 모두 2001년에서 2007년 사이에 몰려 있다.

네오 기종이 도입되기 시작한 건 2020년부터다. 2020년 A321 14대, A320 8대와 함께 A321neo 2대를 운항하기 시작했다. 기단 규모는 이때 26대에서 24대로 축소됐는데 역시 구형 비행기는 더 처분하고 신 기종은 늘렸다. 2023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A321neo가 A320 기종보다 더 늘어난 7대를 기록하고 있다.


◇단거리 중심 '일본 흥행' 효과·원가율 관리 효과

펜데믹 전 대비 회복률이 100%를 넘어가는 항공사는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두 곳에 불과하다. 2019년보다 지난해 더 많은 국제선 여객을 실었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해 363만7586명을 국제선에 태웠다. 여객 회복률로 보면 105%다.

에어부산의 회복률이 높았던 건 일본과 동남아 등 에어부산이 강점으로 내세운 단거리 노선의 인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의 국제선 탑승객 중 절반이 일본을 오가는 티켓을 끊었다. 덕분에 에어부산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 1598억원과 당기순이익 10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8904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17.9%로 LCC 중 가장 높다.

리스료는 확대됐지만 기단이 줄었고 새로 도입한 항공기도 연료 효율이 좋은 기재다. A321neo 항공기는 기존 1세대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15%가량 높다. 비교군인 보잉 737과 비교하면 43석이 많아 연단위로 36억원의 추가 매출 증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원가율 추이를 보면 차이가 보인다. 에어부산의 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약 90%에서 2019년 98%까지 뛰었다. 펜데믹 기간에는 100%를 훌쩍 넘었지만 매출 자체가 큰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지난해 매출 원가율은 75.98%에 그쳤다. 매출원가에는 단기리스료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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