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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개혁의 '필요조건' [thebell note]

이기욱 기자공개 2024-04-24 12:24:4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H농협은행 배임 사고에 이어 단위농협 횡령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 이슈도 현재 진행형이다.

상호금융 부문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상호금융 특별회계에서 557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농협의 주인인 농민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정기 대의원회에서는 대의원 조합장들이 추가 정산 미실시를 이유로 농협중앙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농협중앙회나 농협금융 등 특정 부문이 아닌 범농협 차원의 혁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역시 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취임식 이후 약 한 달 동안 지속적해서 혁신의 필요성으로 내·외부에 피력하고 있다.

그 첫 발걸음은 아마 농협판 '미래전략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회장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중장기 전략 컨트롤타워 신설 계획을 공개했고 현재 준비 TF단을 꾸려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강 회장이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만큼 하반기 출범이 확실시 된다.

애초 강 회장의 구상은 미전실에 전략·기획과 인사, 총무 등 핵심 기능을 집중시키는 것이었다. 범 농협 계열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만 실질적인 혁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최근 외부 컨설팅 결과와 내부 일각에서는 다른 견해도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권한 집중에 대한 부작용 등이 거론됐고 미전실 구성 초안 마련도 지연되고 있다. 조직 규모와 기능이 예상보다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연히 논의는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 논의의 결과가 혁신 기구의 유명무실화로 이어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현재 단위조합과 상호금융 사태의 원인이 중앙회 거대화에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중앙회의 관리·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탄생하지도 않은 미전실의 독재를 걱정하는 것보다는 새 회장의 혁신 동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권한은 주되 미전실에 대한 견제 기능도 함께 마련하면 될 일이다.

미전실이 탄생한다고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미전실이 농협 개혁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다만 혁신 기구 없이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경제지주 통합 등 핵심 안건이 추진되기는 힘들다. 미전실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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