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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플로우 '인슐렛' 소송 청신호]이오플로우, 골리앗과 미국 대결 우위…빅딜 불씨 되살린다유럽 소송에선 이미 승기…매도자 중심 시장, 법률 리스크 제거시 매력 충분

최은수 기자공개 2024-05-13 09:23:1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오플로우가 거대 의료기기 기업 인슐렛과의 소송전에서 중대한 불확실성 파고 하나를 넘어서면서 빅딜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오플로우는 유사한 근간(Backbone)의 지적재산권 제도를 둔 유럽시장에서의 법적분쟁에선 이미 인슐렛보다 우위에 섰다.

남은 건 오로지 미국이었지만 불리하게 흘러가던 소송에서 좌절했다. 그러나 이번 법원 결정으로 반전의 실마리를 찾은데 따라 수면 아내로 가라앉았던 메드트로닉 등과의 빅딜 역시 다시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방위 소송 '실체' 입증 실패, 돌아온 '이오플로우의 시간'

작년 10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법원이 이오플로우의 주력 제품 판매를 중지하는 판단을 내리면서 국내외 의료기기 시장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이오플로우는 그간 영국과 독일 등 유럽에서 벌인 인슐렛과의 분쟁에서는 잇단 승전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슐렛의 본거지 미국시장에서는 그들의 편을 들어줬다.


전략도 달랐다. 인슐렛은 유럽시장에선 로슈나 이오플로우 등에 디자인이나 특허 등 개별 대응 전략을 폈다. 반면 미국시장에선 부품 특허와 인적자산, 그리고 기밀유출과 영업비밀방어 등을 침해당했다고 전방위적인 소를 제기했다. 인슐렛이 미국서의 독점을 지키기 위해 과잉대응을 한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작은 바이오벤처인 이오플로우 입장에선 소송에 대응하는 것말고는 달리 빠져나갈 방도가 없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매사추세츠 법원이 이오플로우의 핵심 제품인 이오패치의 생산은 물론 마케팅, 판매까지 금지시켰다. 자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인슐렛 외엔 사실상 인슐린 펌프 시장 진출을 원천봉쇄하는 국익 차원의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자연스럽게 이오플로우를 통해 신시장 진입을 노리던 미국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도 빅딜을 철회했다.

그러나 상급 법원인 미국 연방정부법원에선 다른 판단을 내리며 전환점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이오플로우는 앞서 인슐렛이 제기한 쟁점 가운데 이오플로우에 합류한 전 임원들이 영업 기밀을 유출했다는 점을 상당부분 소명했다.

이는 인슐렛과 이오플로우의 맞대결에서 남은 쟁점은 결국 '특허와 디자인'밖에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대결에서 양사는 이미 영국과 독일 등 EU 지역에서 맞부딪혔던 경험이 있고 이오플로우가 우위에 서기도 했다.

약 3년 전 인슐렛이 영국에서 로슈가 판매하는 인슐린 펌프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지만 이 역시 인슐렛의 패배로 끝났다. 당시 영국고등법원은 인슐렛의 소송을 기각하고 인슐렛의 특허까지 무효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 분쟁과 관련해 국내 법조계 관계자는 "영국과 EU 그리고 미국은 각각 다른 대륙 법리를 적용하지만 국제 이슈이자 국가마다 영향을 받는 특허 분쟁의 경우 각 국가별 판례를 참고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제부턴 '얻을 것만 남았다'… 전열 재정비 타임라인에 쏠리는 눈

이오플로우는 인슐렛이 소송제기를 하고 미국 매사추체츠 법원이 가처분 인용을 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상당히 많은 것을 잃었다. 주력제품 판매정지 처분과 주권매매거래정지를 경험했고 책임경영을 위해 주식담보대출로 지분을 늘린 창업주는 오히려 지분 절반을 잃게 됐다.

다만 미국 상급법원이 이오플로우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제부터는 반등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금까지 확전을 최소화하던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아직 본안 소송이 완전히 마무리된 건 아니지만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사실관계에 다툼의 여지가 있었던 걸 소명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메드트로닉과의 빅딜이 재개될 가능성 혹은 제 3의 파트너사와 연대할 가능성 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메드트로닉은 당초 이오플로우를 통해 미국 시장에 인슐린 펌프를 공급하려 했지만 인슐렛의 강한 반발과 소송으로 무산됐다. 이를 감안하면 법적인 문제가 해소되면 이오플로우는 괜찮은 매물 혹은 파트너로서의 가치는 더욱 분명해질거라는 해석이다.

김 대표는 작년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메드트로닉과의 딜은 공식적으로 종료됐지만 추가 M&A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전 세계 인슐린 펌프 시장 패권을 쥐고 있는 인슐렛에 비견할 기업이 이오플로우 외엔 여전히 전무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앞서 메드트로닉과 조단위에 육박하는 빅딜을 타진할 수 있었던 것도 기술 특허나 정밀도 측면에서 이오플로우의 역량이 돋보였기 때문이었다. 인슐린펌프 시장은 여전히 기술을 가진 기업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오플로우가 확전이나 외부대응을 지양던 움직임을 깨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지켜볼만하다. 김 대표는 지분을 추가적으로 더 취득해 지분율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그는 더벨과의 전화통화에서 "발행한 CB의 콜옵션 행사로 지분을 끌어올릴 것이며 자금도 마련해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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