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태동 20년]질적성장' 이룬 PEF시장, 투자 전략 다변화③2021년 크레딧펀드 태동, 세컨더리 시장서 새로운 기회 모색
임효정 기자공개 2024-05-16 08:16:20
[편집자주]
2004년 12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으로 사모펀드(PEF) 제도가 도입된 후 20년이 지났다. 국내 M&A 시장은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PE의 등장으로 인해 양적·질적으로 성숙한 시장으로 변모했다. PE가 기록한 약정액만 140조원에 달할 만큼 이제 국내 자본시장은 PE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더벨은 사모펀드 제도 도입 20주년을 맞아 PE의 성장기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08: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년 전 사모펀드 제도가 도입될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프라이빗 에퀴티(Private Equity)는 이제는 자본시장 내 주요 플레이어가 됐다. 양적으로 성장해온 PEF 시장은 투자전략이 다변화되며 질적으로 성숙한 시장을 맞이했다.2021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국내 PE는 투자 범위와 종류에 대한 제약에서 벗어났다. 투자 환경 변화에 맞춰 시장에서도 대형 PE를 중심으로 크레딧펀드(Credit Fund) 부문 등을 새로 출범하며 법 개정 이후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선진국형 투자금 회수(exit) 방안으로 인식된 '세컨더리'가 재조명된 점도 시장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물꼬 튼 사모대출 시장
2021년 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국내에서 크레딧펀드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했다. 바이아웃 외에 니치마켓을 찾아 투자기회를 모색해왔던 PE들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크레딧시장으로 발을 뻗었다.
법 개정과 맞물려 저금리 시대가 끝나면서 사모대출(Private Debt)에 대한 니즈는 급부상했다. 사모대출은 기관 투자자 자금을 모아서 기업에 대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사모대출투자는 담보를 잡고 진행하기 때문에 기업 지분에 투자하는 사모주식펀드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이 낮다. 고금리 하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크레딧펀드는 여전히 태동기다. 이미 주요 투자 방식 중 하나로 자리한 해외시장과 비교하면 극초기다. 해외시장에선 크레딧 펀드가 없는 PE를 꼽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보편화된 섹터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IMM, VIG, 글랜우드, 어펄마 등이 크레딧 부문을 신설하고 운용을 시작한 상태다.
GP 입장에서는 투자 대상과 전략이 넓어진 한편 LP 입장에서도 투자를 검토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윈윈(Win-Win) 구조다. 투자범위 확대는 자본시장 자금을 활용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다.
국내 LP도 사모대출 부문에 있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 성장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이란 기대다.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사모대출투자팀을 본격 가동했다. 3~4년 전부터 사모대출 투자를 해왔지만 국내외 투자시장 내 관심이 커짐에 따라 별도 팀을 꾸려 전문성을 한층 강화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정시 출자사업에 PEF 부문과 별도로 크레딧펀드 부문을 마련하기도 했다. 맏형격인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다른 국내 LP도 해당 부문의 출자사업에 가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세컨더리 마켓 확대 움직임, 성숙기 맞이한 PE시장
세컨더리 투자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성숙도를 보여준다. 국내 세컨더리 시장도 아직 초기 단계다. 다만 이는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컨더리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PEF 시장도 선진국 모델로 점차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세컨더리 딜은 PEF가 보유한 매물을 되사는 방식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컨더리 전략은 비우량 자산을 처분하는 창구로 여겨졌다. PE의 등장은 변곡점이 됐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면서 세컨더리 거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고금리로 자본시장 내 유동성이 감소한 것도 세컨더리 딜 기회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 고금리에 경기 침체 우려가 장기화되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투자가 가능한 세컨더리 매물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수요가 커진 셈이다. 세컨더리 투자는 더 빠른 수익 배분이 가능하고 투자 기간이 짧다는 점에서 금융환경 변동으로 유동성이 필요한 LP에도 이점이 뚜렷하다.
건당 거래 규모가 조단위로 커진 것도 시장의 성장세를 가늠케 한다. 지난해 대표적인 세컨더리 투자 사례는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 거래였다. 기존에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 케이스톤파트너스, 대신프라이빗에쿼티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을 EQT파트너스에게 넘긴 사례다. 거래규모는 3조원에 달한다. MBK파트너스가 UCK파트너스로부터 메디트를 인수한 거래도 조단위 빅딜이었다.
점차 세컨더리 전략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성숙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PE 투자 자산을 사고파는 다이렉트 세컨더리 딜 뿐만 아니라 LP 지분거래, 컨티뉴에이션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세컨더리 딜이 등장하면서 투자범위가 한층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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