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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자사주 점검]브이엠, '사이닝 보너스' 지급에 자기주식 활용4년간 9% 매집…"반도체 업황 회복까지 현금 아껴야"

서하나 기자공개 2024-05-22 14:23:34

[편집자주]

'자사주'는 양날의 검같은 존재다. 기업 입장에서 소각 전까지 든든한 재원이자 경영권 방어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선 언제든 시장에 풀릴 수 있어 경계의 대상이다. 지배주주의 사적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사주를 쥐고 있는 기업 입장에선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더벨이 코스닥 기업의 자사주 활용 백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브이엠(VM Inc.)이 신규 인재 영입을 위해 자사주 일부를 활용했다. 현금 곳간을 최대한 아끼면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브이엠은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 상황에서 고객사로부터 장비를 선주문 받으면서 비용 부담이 컸다. 상여금 지급 후에도 전체 주식의 약 8%에 이르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추가 활용안에 대해선 아직 고심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브이엠은 지난 3월 29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약 11억원에 이르는 7만5000주를 임직원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로 지급하기로 했다.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란 기업이 경력 있는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근로계약 등을 체결하면서 별도로 지급하는 일회성 인센티브다.

4월 2일 신규로 합류한 임직원에 실제 지급된 주식은 전체 발행 주식 수의 약 0.29%, 1주당 처분가는 이사회 결의일 종가 기준 1만5060원으로 결정됐다. 직전 거래일 주가인 1만6310원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브이엠은 2018년 11월부터 2022년 8월 5일까지 약 4년간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꾸준히 자사주를 모았다. 당시 자사주 취득 목적은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였다. 이 과정에서 총 발행 주식 수의 무려 9%에 이르는 212만411주를 사들였다. 최근 주가 기준으로 약 220억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하지만 결국 브이엠은 자사주 일부를 소각하는 대신 상여금 용도로 처분하는 결정을 했다. 브이엠 측은 반도체 업황과 브이엠이 처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재윤 브이엠 경영관리본부장(CFO)은 "올해 자사주를 보상의 수단으로 활용한 건 최근 안팎의 상황 고려해 내린 돌발적인 결정"이라며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적자를 냈는데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로부터 장비 선주문을 받은 부담까지 덮쳐 최대한 현금 유출을 막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SK하이닉스가 최근 흑자전환하면서 브이엠 역시 서서히 실적을 회복하고 있으나 여전히 타이트한 현금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또 지난해 적자 이후 네 명정도 인원이 회사를 이탈하면서 직원 보상을 통해 추가로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상황도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브이엠은 2002년 설립된 반도체 제조 전공정 '식각장비(Dry Etcher)' 제조사다. 2004년 6월 최초로 200mm 웨이퍼의 금속 식각 공정을 위한 챔버 모듈을 개발해 SK하이닉스에 공급했다. 이후엔 다양한 200mm 및 300mm 웨이퍼용 장비를 개발해 SK하이닉스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세대학교, LG이노텍, 와이솔, 이피웍스 등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력 고객은 줄곧 SK하이닉스였다. 2020년 4분기 300mm 금속막 식각장비(Metal Etcher)를 시작으로 현재는 주력 제품인 300mm 실리콘 식각장비(Poly Etcher)를 대량으로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약 97.23%가 반도체 관련 제품·상품 매출에서 발생했다.

SK하이닉스의 높은 의존도는 지난해 브이엠의 발목을 잡았다. 2022년부터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받아 장비 공급을 준비했는데 실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2021년 연결기준 1781억원, 이듬해 1414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60억원으로 급감했다. 2021년 540억원, 2022년 309억원이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11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브이엠은 2028년을 목표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부지를 분양받았고 2027년까지 완공하는 게 목표다. 또 2019년 미국 현지법인 설립, 2021년 중국 현지법인 설립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이 본부장은 "남은 자사주 처분 계획을 뚜렷하게 잡은 건 아니다보니 현시점에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용인 반도체 클로스터로 이전하면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고, 선주문이 이뤄진 장비에 대한 실수요가 아직 없어 '연기 신청'을 통해 캐아웃을 최대한 미루고 있는 게 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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