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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톺아보기]KT인베, 투자부터 협업까지 KT와 시너지 창출 '톡톡'②'원스톱 밸류체인' 강점…투자 포트폴리오와 '동반 성장' 생태계 구축 목표

이기정 기자공개 2024-05-23 08:15:23

[편집자주]

KT인베스트먼트의 탄생은 예기치 못한 변수에서 비롯됐다. KT가 2010년대 중반 KT캐피탈을 매각하면서 벤처 캐피탈의 기능도 사라져버릴 운명이었지만 인수자가 신기사 라이선스는 원하지 않았다. 기존에 KT캐피탈이 보유한 펀드의 운영을 맡을 곳이 필요해 설립한 게 현재의 KT인베스트먼트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KT인베스트먼트는 제2의 벤처 붐 속에 핵심 자회사로 거듭났다. 투자 역량을 입증했고, KT의 본업인 통신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CVC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AUM 3000억원을 돌파한 KT인베스트먼트는 설립 10주년인 내년 5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더벨이 도약을 꿈꾸는 KT인베스트먼트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에서 벤처투자가 속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면 선배 기업과의 협업은 사업 확장과 대내외 인지도를 쌓는데 도움을 준다. 두가지 모두를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는 모기업을 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VC)이 다른 일반적인 벤처캐피탈(VC)과 비교해 보유한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KT인베스트먼트 역시 모회사 KT와 투자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KT인베스트먼트가 초기 기업에 투자하면 그룹 SCM전략실에서 액셀러레이팅 활동을 통해 보조한다. 이후 성장 단계에 올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면 KT그룹에서 본계정 투자를 진행한다. 또 투자가 없더라도 KT그룹과 사업 연계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특히 KT인베스트먼트는 인공지능(AI) 혁신 파트너 도약을 꿈꾸는 KT의 성장을 보조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회사는 유니콘으로 도약한 AI 기업 리벨리온에 초기 투자에 나서 KT 본계정 투자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리벨리온은 KT와 다방면에서 사업 협력에 나서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그룹 전략실과 투자 연계…스타트업 기술력 검증 도움 '쏠쏠'

KT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곳은 크게 KT인베스트먼트와 그룹 전략실로 구분된다. 전략실은 산하 제휴투자담당 내 제휴추진팀과 전략투자팀으로 구분된다. 별도로 경영지원부문 내 SCM전략실에서 자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기업을 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외에 각 사업부서에서 필요할 경우 직접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연계 시작점은 KT인베스트먼트다. 먼저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하거나 SCM전략실에서 운영하고 있는 보육공간에 소개한다. 반대로 SCM전략실에서 먼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사례도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그룹에서 먼저 찾은 기업에 KT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경우는 없었다.

포트폴리오 중 KT와 사업 연계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들면 적극 그룹에 추천한다. KT에서는 해당 스타트업이 그룹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이후 사업 협력 기회를 찾거나 본계정 투자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초기부터 사업제휴, 후속투자까지 스타트업이 성장에 필요한 모든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모회사와의 연계는 단순 투자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스타트업을 발굴하거나 기술력을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룹을 통해 투자 예정인 기업의 평판을 확인하거나 KT 산하 연구소에서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력의 우수성 등을 검증한다.

설립 초기에는 KT 자회사임에도 메리트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 딥테크 투자가 VC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모회사 후광도 커지고 있다. ICT업계 선두주자인 그룹 브랜드 영향으로 딜소싱 과정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같은 운용자산(AUM) 규모의 투자사들과 경쟁한다면 모회사 덕에 추가 점수를 받고 시작하는 셈이다.

KT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대규모 후속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고 KT와 공동상품개발, 기술 라이센싱 기회, 영업 도움 등을 받을 수 있다"며 "그룹과 관계된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는 사업성과 기술력 검증이 보다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모회사와 이해상충 문제 등을 항상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며 "KT에서 출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반대로 정책 출자자(LP) 출자사업이나 민간 LP 확보 과정에서 대기업집단이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된 경험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첫 투자 후 그룹서 팔로우온 투자…전략적 투자 사례 '즐비'

KT그룹은 그간 KT인베스트먼트에서 먼저 투자를 하면 KT에서 후속 투자를 진행하는 방법을 선호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리벨리온, 메가존클라우드, 팀프레시 등이 있다.


리벨리온은 2022년 KT인베스트먼트가 처음으로 34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같은해 7월 KT가 300억원을 추가 베팅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리벨리온은 투자를 받은 후 KT그룹과 전방위에서 협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KT클라우드가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ATOM'을 적용한 클라우드 기반 신경망처리장치(NPU) 인프라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KT 역시 리벨리온과 시스템반도체 수요 연계 온라인 플랫폼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KT와 KT클라우드, KT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2월 총 330억원 규모로 추가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클라우드 기업 메가존클라우드는 2020년 KT인베스트먼트로부터 16억원 첫 투자를 받은 후 2022년 KT에서 1300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KT는 메가존클라우드 4대 주주로 올라섰다. 같은해 메가존클라우드는 KT클라우드가 발행한 전환사채(CB) 약 300억원을 사들였다. 양사가 서로의 지분을 보유하며 연계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KT는 지난해 3월 메가존클라우드, 노키아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방식의 프라이빗 5G 사업 개발 협력 계획에 합의하고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에서 실제 안전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물류 스타트업 팀프레시의 경우 2021년 KT인베스트먼트에서 첫 투자를 받았다. 이듬해 KT에서 553억원을 추가 베팅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KT와 팀프레시는 합작법인(지분율 KT 51%, 팀프레시 49%) 물류 전문기업 '롤랩'을 설립하기도 했다. 최근 팀프레시는 KT가 보유한 롤링 지분을 자사주와 맞교환하면서 지분 100%를 보유한 주주가 됐다.

아기상어 콘텐츠 제작사 더핑크퐁컴퍼니도 의미있는 투자 사례다. KT인베스트먼트가 2017년 첫 투자를 진행했고 같은해 KT와 더핑크퐁컴퍼니가 지니티비에 핑크퐁 채널을 론칭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KT는 더핑크퐁컴퍼니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핑크퐁 유튜브 콘텐츠 사용권을 확보했다.

KT 관계자는 "특히 리벨리온은 앞선 협력 사례를 제외하고도 실무 부서에서 다양한 사업 연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KT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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