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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공모주 수요예측 '중복 참여' 방지 방안 나온다재간접펀드 구조 활용, 이론상 무제한 주문도 가능…협회 차원 업계 의견 반영해 검토

안준호 기자공개 2024-05-24 08:00:19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간접 펀드의 공모주 수요예측 중복참여를 방지하기 위한 금융투자협회 가이드라인이 내달 정도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투자펀드와 피투자펀드의 재간접 구조를 활용해 동일 자금으로 중복 참여하던 관행을 막겠다는 취지다. 현재 업계 의견을 취합하는 단계가 진행 중이다.

아직 방안이 확정되진 않았다. 현재는 펀드별 실제 참여 금액을 청약 과정에 반영하는 방식과 피투자 펀드가 상위 펀드에서 받은 금액을 단순 차감하는 방식이 모두 검토되고 있다. 다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면 후자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재간접 펀드 ‘중복 청약’ 방지 방안 논의…이르면 내달 윤곽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시장 관계자들과 함께 재간접 펀드의 주금납입능력 확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규제 방안 설계를 위한 가안들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검토하는 단계다. 이르면 6월에는 초안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재간접 펀드는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FoF·Fund of Funds)’다. 펀드가 투자 대상인 것은 모자형 펀드와 동일하지만, 시장에 있는 다양한 펀드에 모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공모주 시장에서는 재간접 구조를 활용해 배정 물량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위해 주로 활용된다.

재간접 펀드 구조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허수성 청약 방지 제도 시행 이후 본격적으로 유행을 탔다. 주관사에 주금납입능력 확인 의무가 부과되면서 펀드별 운용자산(AUM) 규모에 따라 참여 한도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재간접 구조의 두 펀드가 동일 수요예측에 들어갈 경우 참여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보유 자산 일부를 다른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고, 다시 이를 다른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론상 무제한 레버리지도 가능하다. 펀드별 실제 현금 보유량까진 확인이 어려운 탓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현재 일부 펀드의 경우 재간접 구조를 통한 공모주 배정 확대를 ‘세일즈 포인트’로 삼는 경우도 있다. 구조 자체는 제도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기에 이런 양상 자체를 바꿀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호황기와 침체기를 오가는 공모주 시장 투자 사이클을 고려하면 이런 전략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작다.

다만 전체 AUM 이상의 주문이 가능한 구조에 대해서는 협회 측에서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과 협회 등이 논의를 거쳐 허수성 청약 방지 제도를 도입한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 유동성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쏠릴 경우 수요예측 자체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2022년 초 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에 비현실적 참여 규모가 나타난 뒤 주금납입능력 확인 의무 규정이 도입되었는데, 재간접 펀드 구조를 활용하면 이를 우회하는 효과가 있다”며 “현재 업계 의견을 반영해 논의를 진행한 뒤 필요하면 협회 수요예측 규정에도 관련 내용을 반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요예측 금액 확인까진 어려워…투자금액 단순 차감 방식 유력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재간접 구조의 복수 펀드가 수요예측에 참여할 경우 상위 펀드 납입능력을 축소하는 방향은 동일하다. 다만 실무적 차원에선 확인이 어려운 부분도 존재하기 때문에 축소 기준을 두고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첫 번째 방안은 하위 펀드의 수요예측 참여 금액 중 상위 펀드에 귀속되는 부분을 차감하는 방식이다. 상위 펀드가 보유한 지분율을 참여금액에 곱해서 계산한다. 정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다만 3개 이상 펀드가 재간접 구조로 연결된 경우 객관적 확인은 어렵다. 수요예측 기간 주문 금액 수정이 빈번한 것도 난점으로 지목된다.

두 번째 방안은 보다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고 있다. 상위 펀드(A)와 하위 펀드(B)가 모두 수요예측에 들어올 경우 B의 AUM만큼을 A의 한도에서 차감하는 것이다. 하위 펀드가 납입능력 한도(자산총액)을 모두 채워 수요예측에 참여한다고 가정한 방식이다. 이 경우 실제 하위 펀드 참여 금액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가 없다.

이런 방식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위 펀드가 AUM 미만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할 경우 상위 펀드 참여 한도가 필요 이상으로 차감될 수 있다. 또한 공모 규모가 작을 경우 FoF 구조의 유리함도 그대로 유지된다. 어차피 AUM 미만으로 참여가 이뤄지기 때문에 재간접 구조 펀드 모두 공모 금액만큼 주문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00억원짜리 공모에 500억원의 AUM을 보유한 펀드가 100억원씩 세 펀드에 재간접 투자한다고 가정할 경우, 4개 펀드 모두 공모금액만큼 주문을 넣을 수 있다”며 “최초 자금을 투자하는 상위 펀드의 AUM을 넘어서는 공모에 대해서만 재간접 구조 효과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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