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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검사' 바라는 금융사의 속내 [thebell note]

이기욱 기자공개 2024-05-30 13:06:4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라리 금융감독원에서 현장 검사를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금융사 직원의 입에서 나오기는 쉽지 않은 말이다. 피검 기관은 감독당국의 검사를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히려 현장 검사를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연은 무엇일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부동산PF 연착륙 정책'이 문제가 됐다. 해당 정책 방향의 핵심은 부동산PF 사업장의 평가 기준을 보다 강화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강화된 기준 아래 금융사가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정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6개월 이상 연체된 PF채권에 대해 3개월 내에 경·공매를 원칙적으로 실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공매 시 실질담보가치를 반영해 최종 공매가를 설정하고 경·공매 미흡 사업장은 시가가 아닌 공시지가로 평가하도록 한다. 낮은 가격에 손해를 보더라도 사업장을 정리하라는 압박이다.

2금융권은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금전적 손해가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 금감원이 발표한 정책은 금융사가 스스로 재구조화·정리를 추진하도록 유도하는 차원일뿐 법령을 통한 강제는 아니다. 만약 금융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사업장을 염가에 정리할 경우 향후 배임이 될 소지도 있다.

때문에 일부 실무자들은 차라리 금감원이 현장점검을 나온 후 특정 사업장에 대한 정리를 직접 지시해주고 문서로 남겨주길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4월 표준규정 개정을 통해 미리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시행 중인 저축은행업계도 아직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PF 연착륙 정책에 대한 지적은 이뿐만이 아니다. 1금융권과 2금융권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은 사업장 평가 기준 등에 대한 불평도 나오고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부동산PF 리스크는 현재 금융시장의 최대 불안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촌각을 다투는 사안인 것도 사실이다. 그럴수록 정교한 정책을 통해 시장 참여자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애매한 자정 유도보다는 정확한 조사와 지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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