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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오름테라퓨틱, 아무도 가지 않은 길 'DAC'…지속가능성 입증 관건②DAC 시장 선두 강점, 단일 파이프라인 사업성 등 금융당국 및 투자자 설득은 과제

차지현 기자공개 2024-06-19 10:13:30

[편집자주]

스포츠에서 신인을 뜻하는 루키(Rookie)의 어원은 체스에서 퀸 다음으로 가치 있는 기물인 룩(Rook) 또는 떼까마귀(Rook)다.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신인의 잠재력과 행보와 닮았단 해석, 속임수에 능하고 영악한 떼까마귀같다는 부정 의미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앞둔 '루키 바이오텍'에도 이런 양면성이 내재해 있다. 더벨이 주식시장 입성을 앞둔 이들 기업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에서 핫한 두 가지 아이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표적단백질분해제(TPD). 이 두 모달리티를 결합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라는 새로운 혁신 아이템을 만든 오름테라퓨틱은 본임상까지 진입하면서 관련분야 최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라는 타이틀은 과학계는 물론 투자업계서도 꽤 관심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어떤 성과를 내는지 일거수일투족 관심거리다. 그런 오름테라퓨틱이 한국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임상은 물론 거의 모든 맨파워와 비즈니스가 미국을 거점으로 두고 있지만 한국 시장 상장을 택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얼마나 대단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보다는 지속가능 기업인지를 더 중요하게 들여다본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DAC라는 기술 그리고 오름테라퓨틱에 대한 평판은 차치하더라도 단건의 기술수출과 단일 파이프라인이라는 정량적 요소는 설득이 필요한 지점이다.

◇ADC 이을 차세대 DAC, ORM-5029 단일 파이프라인

오름테라퓨틱이 개발한 DAC 기술은 ADC를 위협할 차세대 플랫폼으로 각광받는다. ADC는 그야말로 대세가 됐지만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바로 독성 이슈다. 링커 등의 문제로 인해 강력한 독성을 지닌 페이로드가 미량만 떨어져 나와도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ADC와 기본 구조는 비슷하지만 항체와 TPD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한 게 DAC다.


작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에 넘긴 오름테라퓨틱의 'ORM-6151'의 경우 골수세포 표면에서 자주 발견되는 CD33 단백질 표적 항체에 TPD인 GSPT1 분해제를 결합했다. GSPT1을 억제하면 세포 사멸과 항종양 효과를 나타내지만 정상세포에 있는 GSPT1까지 모두 분해하면 독성 문제가 생긴다. DAC 방식을 활용해 CD33 내 GSPT1만 분해하도록 특화한 게 ORM-6151다.

ORM-6151은 전 세계를 통틀어 본임상 단계에 가장 처음으로 진입한 DAC 파이프라인이다. 트렌디한 영역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점은 바이오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오름테라퓨틱에 주목한 배경이었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이미 BMS에 모든 권한을 넘겼다. 마일스톤이나 로얄티도 없다. 1억달러, 우리돈 약 1300억원이라는 K-바이오에선 상당히 큰 규모의 선급금을 받은 대신 그 이외 단계의 수익금은 없다.

현재로선 오름테라퓨틱이 공개한 파이프라인은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ORM-5029'가 유일하다. 이 역시 DAC 플랫폼 기반으로 ORM-6151과 원리가 비슷하다. CD33 타깃 항체 대신 HER2·HER3 타깃 항체에 GSPT1 분해제를 결합했다. 2022년 첫 환자 투여 이후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예심청구 후 상장 잰걸음, 깐깐해진 거래소 '설득' 과제

기술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는 오름테라퓨틱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장을 내민건 꽤 업계서도 놀랄 일이었다. 연구개발 거점인 연구소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데다 주요 임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임에도 국내 증시를 택했다.

한때 미국 빅파마 매각설에 휩싸이기도 했을 정도로 상장 아닌 다른 길을 택할 것으로도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4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지 약 한 달여 만인 이달 10일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상장 절차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기술력으로는 빅파마 BMS와의 거래만으로도 인정받는 분위기지만 금융당국의 상장 문턱을 넘는 건 다른 얘기다. 신약개발 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가 깐깐해지고 있기 때문에 오름테라퓨틱 역시 이 지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당국은 파두 사태 이후 기술특례제도로 상장에 나선 바이오 기업에 대해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예심 청구 반 년이 지나도록 심사 결과를 확인하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게 그 방증이다. 원칙적으로 거래소는 예심 청구서를 접수하면 45영업일 이내로 심사 결과 통보해야 한다.

이런 기조는 신약개발 바이오텍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원칙 하에 기술의 독특함이나 유망함보다는 사업성을 꼼꼼하게 따진다. 신약이라는 불확실한 영역에서 사업성을 논한다면 사실 기술이전 외에는 답이 없기 때문에 이 허들을 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단일 파이프라인, 단일 기술이전 성과에 더 많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기술이전 딜이 일어나는 통상의 단계인 '유효성' 데이터를 상장 심사과정에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상장을 철회한 하이센스바이오나 글라세움 등도 유효성 입증 데이터를 요구받았다고 전해진다. 최근 예심에 통과한 이엔셀의 경우엔 신약보다는 위탁생산(CMO) 사업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 역시 상장 허들을 통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계속기업'으로 바이오텍이 영속할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진다. 그 기준에 대해선 불분명하고 심사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선 다양한 말들이 오간다.

기술기업에도 추정 실적을 꼼꼼하게 따지는 분위기에서 오름테라퓨틱이 이 허들을 어떻게 넘을지도 관건이다. 오름테라퓨틱은 마일스톤으로 받을 돈도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 예상할 수 있는 매출 기반은 없다.

BMS와 체결한 딜은 일반적인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계약과는 성격이 달랐다. 통상 국내 바이오텍은 기술수출 과정에서 총 계약금의 10% 내외를 선급금(업프론트)으로 받지만 해당 계약의 선급금은 56%였다. 마일스톤과 로얄티를 포기한 대가였다.

결국 오름테라퓨틱의 본임상 파이프라인은 ORM-5029 하나다. 이에 대한 기술이전 가능성, 지속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 등에 대해 금융당국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추정 실적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계획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DAC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초기기술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도전은 그만큼 많은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다. 실제 DAC를 논하기 전에 아직 TPD에서조차 상용화한 의약품이 없는 상태다. ORM-6151을 인수한 BMS만해도 TPD 기반 GSTP1 분해제 개발에서 독성 등 이슈로 고배를 마셨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엄격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데다 신약개발 기업에 대해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기술수출 계약이 어떤 형태인지, 하나의 파이프라인이 실패해도 또 다른 대체 파이프라인이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따지고 있는 만큼 바이오 기업의 상장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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