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K이노 에너지 전초기지 베트남]42년 자원개발 '외길' SK어스온, 잇단 원유생산 '결실'①15-1/05 광구 내년 말부터 2039년까지 생산…탐사광구 2곳도 개발성공 가능성↑

붕따우(베트남)=정명섭 기자공개 2025-05-15 07:45:03

[편집자주]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에너지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핵심 거점은 동남아 자원 부국으로 손꼽히는 베트남.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은 내년 하반기에 현지 광구 2곳에서 원유를 뽑아낸다. 탐사 중인 나머지 2개 광구도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 E&S는 태양광,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키우고 있다. 더벨은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 에너지 시장에 주목한 이유와 현지 사업 현황 및 전략 등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06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2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남동쪽으로 70km 떨어진 붕따우시 SK어스온 15-1/05 광구 플랫폼 작업 현장. 차로 약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이곳에선 원유를 생산하는 해상플랫폼의 하부 지지대인 '재킷' 제작 작업이 한창이었다.

해상플랫폼은 지지대인 재킷 위에 몸체인 탑사이드를 얹는 식으로 건설된다. 현장에는 아파트 20층 높이(약 60m)를 자랑하는 재킷은 옆으로 누워있었다. 작업자들은 곳곳에서 구조물을 이어붙이는 용접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는 15-1/05 광구에 투입될 재킷으로 오는 7월 건조를 마친 후 바지선을 통해 10월 중 수심 40미터 해상에 설치될 예정이다.

인근에선 탑사이드에 들어갈 파트들이 제작되고 있었다. 아직 건조까지 1년 이상 남아 일반적인 탑사이드의 형태는 확인할 수 없었다. 탑사이드는 내년 8월 중 건조된다. 탑사이드 설치까지 마친 내년 10~11월이면 15-1/05에서 원유 생산이 시작된다.
SK어스온 베트남 15-1/05 광구 생산 플랫폼 재킷 제작 현장 (출처=SK어스온)
15-1/05 광구는 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이 보유한 베트남 광구 4곳 중 하나다. 미국 석유개발회사 머피가 광구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SK어스온이 보유한 지분은 25%다. 머피와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 PVEP가 각각 지분 40%, 35%를 보유하고 있다.

15-1/05 광구는 크게 '황금낙타' 구조와 '붉은낙타' 구조로 나뉜다. 자원개발 업계는 개발 성공 가능성이 있는 구조에 동물 이름을 붙인다. 작년 하반기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심해에 석유 및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탐사하는 사업에 '대왕고래 프로젝트'라고 명명한 건 같은 이유다.

15-1/05 광구에서 원유 생산을 앞둔 건 황금낙타 구조다. 15-1/05 광구가 원유 생산을 시작하면 SK어스온이 1998년 지분 투자에 참여한 15-1 광구 이후 두 번째 원유 생산 사이트가 된다. SK어스온이 2019년 15-1/05 광구의 상업성을 확인한 지 7년여 만이다. 이곳에선 2039년까지 원유가 생산된다. 내년 하반기 상업가동까지 투입될 누적 투자금액은 4000여억원이다.

SK어스온은 최근 15-1/05 광구 붉은낙타 구조에서도 원유를 발견했다. 붉은낙타 구조는 황금낙타 구조와 약 5km 떨어진 곳에 있다. SK어스온은 15-1/05 광구가 15-1 광구의 뒤를 잇는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SK어스온은 2003년부터 15-1 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했다.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3300만 배럴(SK 지분 기준)이다. 베트남 전역에서 누적 원유 생산량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광구다.


나머지 15-2/17, 16-2 광구는 아직 탐사가 진행 중이다. 베트남 광구 4곳은 모두 탐사 유망성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히는 쿨롱 분지 내에 있다. 쿨롱 분지는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가스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해상 분지로 동남아 내에서도 유망한 자원개발 지역으로 분류된다.

쿨롱 분지 내 유전은 가스 대비 원유 비중이 높은 편이다. 통상 가스보다 원유의 판매가격이 높아 원유 생산 비중이 큰 유전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된다. 특히 쿨롱 분지 원유는 불순물이 적어 정제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API 34 이상의 고품질 경질유라 상품성이 높다. API는 미국석유협회가 제정한 비중표시방식 기준으로 30 이하면 중질유, 34 이상을 경질유로 분류한다.

15-2/17 광구에선 지난 1월 원유(황금바다사자 구조)가 발견됐다. SK어스온은 당시 탐사정 시추를 통해 일간 생산량 1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SK어스온은 인접한 15-1/05 광구와 개발 시너지를 통해 빠르게 상업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6-2 광구에선 2023년 11월 고품질 원유가 대량 매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SK어스온은 해당 광구 내 유망 지역인 붉은하마 구조에서 내달 추가 탐사정 시추를 계획하고 있다. SK어스온은 16-2 광구 탐사에 투입할 시추선도 공개했다. 이는 일본 하쿠류 일레븐이 제작한 시추선으로 SK어스온이 빌려쓰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 최대 산유국이다. 원유와 가스 등의 매장량은 약 44억 배럴로 추정된다. 주요 광구의 탐사·개발 잠재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어스온이 페루에 이어 베트남을 자원개발 핵심 거점으로 낙점한 이유다.

SK어스온은 1983년 4월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 지분 참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석유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1987년 북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한 게 첫 자원개발 성과였다. 이후 1994년 북 자파라나 광구, 2003년 페루 8광구 등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SK어스온은 2015년 중국 국영 석유회사 CNOOC, 2022년에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나스와 광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남중국해와 말레이시아 지역 해상 광구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3년 생산을 시작한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의 17/03 광구는 SK어스온이 독자적인 광구 운영권을 확보한 이후 자체 기술로 원유 발견부터 개발, 생산까지 성공한 첫 성과로 주목받았다.
15-1/05 광구에서 원유를 뽑아올리고 있는 시추선 (출처=SK어스온)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