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에너지 전초기지 베트남]“바람만으로 20만가구 전력공급”...SK E&S 최초·최대베트남 TTC그룹과 4500억 투자…4.2MW급 풍력터빈 36기, 가동률 최대치 60% 육박
티엔장(베트남)=정명섭 기자공개 2025-05-19 13:24:49
[편집자주]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에너지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핵심 거점은 동남아 자원 부국으로 손꼽히는 베트남.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은 내년 하반기에 현지 광구 2곳에서 원유를 뽑아낸다. 탐사 중인 나머지 2개 광구도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 E&S는 태양광,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키우고 있다. 더벨은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 에너지 시장에 주목한 이유와 현지 사업 현황 및 전략 등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09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3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남쪽으로 차로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티엔장성의 벤짜우 선착장. 메콩강과 바다가 만나는 베트남 최남단 메콩델타에 있는 이 선착장에서 배로 갈아타고 타고 북동쪽으로 30분 정도(약 5km 거리) 나가자 빌딩처럼 우뚝 선 풍력 터빈들이 하나둘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SK이노베이션 E&S가 운영 중인 탄푸동(TPD) 해상풍력 발전단지다. 총 발전 규모는 150MW로 베트남 티엔장 내 최대다. 티엔장 최초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라는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가 보유한 글로벌 재생에너지 자산 중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축구장 25개 면적(약 25만㎡)의 해수면 위로 4.2MW급 풍력발전 터빈 36기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터빈 기둥 높이는 아파트 29~35층 높이인 105m, 날개(블레이드) 길이는 75m다. 터빈은 티엔장 지역의 강한 바닷바람에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기자단을 태운 배는 넘실대는 파도를 가까스로 이겨내고 터빈 2호기에 접안했다. 10m 높이의 사다리를 타고 터빈 하부(기저부)에 올라서자 세찬 바람과 마주했다. 티엔장은 베트남 내에서 연평균 6~8m/s의 풍속과 적당한 수심, 평탄한 해저 지형 등 해상풍력 발전에 필요한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는 풍속이 10m/s 초과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날 풍속은 7m/s 정도였다.

블레이드는 풍절음을 내며 부지런히 전기를 만들고 있었다. 터빈 하나가 생산하는 일평균 전력량은 35MWh다. 지난해 TPD 단지의 연간 발전량은 443GWh다. 현지 기준으로 약 2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발전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용률은 지난해 평균 33%였다. 작년 초에는 이용률이 60% 초반까지 오른 적도 있다. 베트남은 10월부터 3월까지가 강풍이 부는 '윈디 시즌'이다. 전 세계 풍력발전단지의 이용률이 대체로 30~40% 사이를 오가는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SK이노베이션 E&S는 TPD 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베트남 국영 전력회사인 EVN에 판매한다. 장기 고정가격 계약을 바탕으로 연간 약 500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E&S가 재생에너지 해외 사업 거점으로 베트남을 택한 건 유리한 자연환경, 재생에너지에 우호적인 국가 정책 때문이다. 베트남은 일조량이 많고 남북으로 긴 영토가 해안과 맞닿아있어 매년 고르게 바람이 불어 태양광, 풍력발전에 있어 최적의 국가로 손꼽힌다. 동남아 주변 국가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용이하다.
권 소장은 "동남아에 많은 나라가 있지만 풍속, 풍향 등 여러 가지 요건을 따졌을 때 베트남이 최적의 입지라고 생각해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4월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PDP8) 개정안을 통해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최대 36%, 2050년까지 75%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재생에너지 사업 육성에 매우 적극적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향후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이 열리면 추가 수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회사는 TPD 단지에 투자할 당시 향후 이 프로젝트가 온실가스 감축 사업으로 인정받을 시 발급되는 탄소배출권(연 26만톤 규모)을 향후 15년간 전부 가져가기로 GEC와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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