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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빅 경영권분쟁 "적대적 M&A 논란" "경영진에 경영책임 추궁" vs "외부세력 끌어들인 적대적 M&A"

권일운 기자공개 2012-04-18 11:37:36

이 기사는 2012년 04월 18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빅창업투자 경영권 분쟁을 놓고 이해당사자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김영돈 전무를 주축으로 한 신임 경영진이 회사를 장악하는 과정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성격을 띠고 있는지의 여부다.

김영돈 전무는 기존 경영진들의 경영 성과에 불만을 품은 소액주주들이 정당하게 주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경영권이 바뀌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분을 매집해 의결권을 위임받은 신규 세력이 이사회와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점에서 적대적 M&A에 해당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신임 경영진 "기존 경영진에 경영책임 추궁한 것"

소빅창업투자는 지난 2000년 연세대 동문인 박현태 대표와 이병우 전무, 김영돈 전무가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시기라 코스닥 상장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기대한 50여명의 개인투자자들이 수천만~수억원을 투자해 주주로 참여했다. KTB투자증권이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분율은 15%에 불과하다.

출범 초기의 실적은 썩 좋지 않았다. 트랙레코드(track record) 부족 탓에 조합 결성에 한계가 있는 신성 벤처캐피탈의 특성상 자기자본계정 투자에 주력했지만 대부분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했다. 이런 까닭에 2012년 2월 현재 자본금 100억원 가운데 40억원 가량이 잠식됐다.

여기에 프로젝트 투자를 주로 진행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콘텐츠 투자조합을 주로 운용하다보니 회사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기간동안 주주들에 대한 배당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물론 소액주주들의 엑시트 수단도 마련되지 않았다.

결국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에 경영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주주모임을 구성해 의결권을 모은 뒤 회사의 경영에 적극 관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 수년간 박현태 대표와 노선을 달리해 온 김영돈 전무는 주주모임편에 섰다. 김 전무 역시 자신이 확보한 15%의 우호 지분을 적극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유니온테크가 힘을 보탰다. 유니온테크는 소액주주들의 지분 상당량을 액면가(5000원)에 매입해 36%의 지분을 확보했다. 자본잠식률이 40%에 달하는 회사 주식을 액면가에 인수해 주겠다고 제안한 유니온테크는 어렵지 않게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일종의 경영 프리미엄을 지불하며 주식을 매집한 셈이다.

◇ 지분 매집→이사회 장악→대표이사 변경...전형적인 '적대적 M&A' 시도

유니온테크를 우군으로 끌어들인 김영돈 전무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장악에 나섰다. 박현태 대표와 김영돈 전무 등 3인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5인 체체로 개편하고 2명의 신임이사를 유니온테크측 인사로 영입했다. 자신들의 이사회 멤버를 3인으로 확대하며 이사회를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박현태 대표와 이병우 전무는 13%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고 우호 지분을 확보해 36%의 의결권을 확보했지만 경영권 방어에 실패했다. 최대주주였던 KTB투자증권이 중립을 선언하면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게 결정타였다. 박현태 대표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지만 이를 수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적대적 M&A 시도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19일 열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취임할 김영돈 전무는 "소빅창업투자 경영권 확보는 적대적 M&A기법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이 소빅창업투자의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경영진을 물갈이한 것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영돈 전무와 유니온테크, 소액주주들간에 지분 거래에 앞서 기존 경영진을 물러나게 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이 관건이다. 여기에 기존 주주가 아닌 유니온테크라는 새로운 최대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고 등기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는 점에서도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M&A업계 관계자는 "경영진 교체를 전제로 유니온테크와 기존 주주들과의 지분 거래가 이뤄졌고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졌다는 점을 볼 때 소빅창업투자 경영권 분쟁은 적대적 M&A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기존 경영진에 대한 '심판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소빅창업투자가 2000년대 중반 침체기를 겪었지만 최근 들어 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와 펀드레이징 활동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박현태 대표 주도로 지난 3년간 소빅창업투자가 투자한 영화들 상당수가 흥행 랭킹 상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역대 최대 규모인 1236억원의 글로벌콘텐츠펀드를 설립하는 데도 성공했다.

투자와 엑시트, 펀드레이징이 활기를 띠면서 실적 역시 빠른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던 소빅창업투자는 최근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콘텐츠펀드 결성으로 매년 20억원의 관리보수가 유입되면 상당한 수준의 흑자를 내게 될 전망이다.

박현태 대표는 최근 회사에 출근하지 않으며 김영돈 전무와 유니온테크측의 적대적 M&A에 대해 명확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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