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4월 23일 08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유지공업은 애경그룹의 모태가 된 기업이다. 국내 합성 세제 분야에서 견고한 입지를 다진 장영신 회장의 자부심이 담겨 있다.장 회장은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 대신 35세의 나이에 경영 일선에 나섰다. 그는 작은 비누 회사였던 애경유지공업을 중견 그룹으로 일궈냈다. 창업주 채몽인 사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애경유화를 설립한 뒤 유관 사업을 중심으로 애경화학, 애경산업 등 10여개 계열사를 내실 있게 늘렸다.
애경유지공업은 합성수지 제품에 기반한 단단한 사업 구조로 2004년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영업익 2배, 순이익 3배 성장을 지속했다. 화학 공업 분야에서 외길을 걸어온 장 회장의 현명한 경영 방식이 힘이 됐다.
장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 2000년대 후반 애경 2세들에게 바통을 넘겨주면서부터 애경유지공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통부문 경영을 맡고 있던 2세들이 새롭게 시작한 아파트 개발사업 때문이다.
백화점 영업과의 시너지 차원으로 보기에 아파트 사업은 적절하지 못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 시작한 것도 잘못이었다. 장 회장의 2남 채동석 회장이 주축이 돼 추진한 대구 아파트 개발 사업은 흑자를 낸 적이 거의 없다. 미분양을 우려해 낮게 잡은 분양가 탓에 가격을 올려놓고 빠져 나가는 투기꾼들의 텃밭이 됐다.
부동산 개발 관련 회사 평택역사, 애경개발도 연이어 적자를 내는 상황 역시 안타깝다. 부동산 사업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을 충당하느라 애경유지공업은 몇 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정작 주력이었던 백화점 유통부문 영업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긴 해도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의 활로를 모색한다면 재기할 가능성은 있다. 애경백화점은 총 5개 지점으로 규모는 작지만 평택, 원주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지역 1등 백화점'에 초점 맞춘 마케팅 전략이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주방세제용품 회사 애경산업은 영업이익 면에서 여전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애경의 2세 경영자들이 치약, 비누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알뜰히 챙긴 어머니의 지혜를 되돌아 보기 바란다. 부동산 사업의 악몽에서 벗어나 옛 '애경'을 회복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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