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7월 12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2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성장사다리펀드'의 세부 운영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세부 방안에는 출자자(LP) 구성 및 위탁운용사(GP)의 자격조건이나 선정방안 등에 대한 내용이 실릴 예정이다.지난 5월22일 대략적인 윤곽만 발표해 놓고 세부 방안에 대한 발표가 다소 지연되면서, 펀딩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벤처캐피탈들의 갈증은 최고조에 다다른 상황이다.
5월 발표된 성장사다리펀드의 개념은 이렇다. 정책금융기관들이 6000억 원, 민간 투자자들이 1조 4000억 원을 출자해 금년내로 총 2조 원 규모의 자금이 조성된다. 조성된 자금을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목적별 펀드(모펀드)를 두고 하위펀드(자펀드)에서 자금을 집행하는 구조다. 펀드의 법적형태는 여전법상 신기술사업조합 형태이고, 펀드의 운영 형태(vehicle)는 사모투자펀드(PEF), 벤처조합, 사모펀드 등 다양하게 열어뒀다.
이를 두고 벤처캐피탈 업계는 저마다의 풀이를 내놓고, 막연한 기대감을 실어보내고 있다. 은행, 연기금 등 출자자의 다양화, 펀드 운용기간의 장기화, 허들 레이트의 완화, 투자 대상 운용 제약 완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인센티브 강화 등 현재 벤처투자의 한계로 지목되고 있는 대목마다 이번 펀드가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처럼 기대가 크다.
성장사다리펀드의 규모가 일년간 벤처조합 전체 결성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니 셈법 계산도 그만큼 치열했을 터다. 정부도 현재 벤처투자의 형태를 일군 모태펀드 기능의 보완에 중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인 만큼 업계의 요구사항 수용에 관대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정부가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그리려는 그림의 스케치는 지난 5월 완성됐다. 행간을 읽었다면 정부가 그릴 그림을 대략 엿볼 수 있었다는 말이다.
성장사다리펀드는 국내에 미진한 초기기업 투자와 그로쓰 캐피탈(Groth Capital) 기능의 정상화에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는 오라클, 애플, 시스코 등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나온다. 회사를 세워 기업을 일구고 매각시키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는 초기기업이 초대형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다리가 되는 자본시장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이 오히려 사다리를 걷어찰 수밖에 없는 한국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국내 벤처생태계에서는 성장 고미바다 자금의 단절로 인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 형성된다. 벤처조합의 만기와 기업 성장 기간의 불일치, 추가 투자가 어려운 구조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이에 정부는 펀드 만기를 장기화하고, 한 기업의 성장 단계마다 자금이 연속적으로 투여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성장사다리펀드는 창업초기 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주는 역할에 집중돼있다"며 "정책자금이 우선충당의 역할을 해서 민간 자금이 투여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공해주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장사다리펀드의 위탁 운용사 선정은 8월로 예정돼있다. 초기기업 투자를 꺼려왔던, 깊숙히 박인 굳은살을 어떻게 제거할지 고민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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