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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없는 '폐쇄형 펀드'..투자자 '발동동' 환금성 위한 상장제도 '유명무실'..절반이상 거래량 1000주 이하

송종호 기자공개 2013-09-23 11:12:58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3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폐쇄형 공모 펀드 가운데 거래량이 한 건도 없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폐쇄형 공모펀드의 특성상 거래량이 일반 주권 종목과 달리 한 건도 없을 수 있다는 게 한국거래소의 설명이지만, 지나치게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KFR)에 따르면 11일 기준 16개 폐쇄형 공모 펀드 가운데 올해 한 건의 거래량도 기록하지 못한 종목은 7건에 이른다. 하루 거래량이 1000주 이하인 경우를 포함하면 상장 폐쇄형 펀드의 절반 이상이 하루 1000주 이상 거래되지 않은 종목이다.

폐쇄형 공모펀드는 한 번 가입하면 최소 5년에서 최대 40년까지도 중도환매할 수 없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에 따라 펀드 설정 후 90일 이내에 한국거래소에 의무 상장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처럼 거래가 없다 보니 명목상 상장돼 있을 뿐 환금성을 위한 본래의 목적은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설정 이후 수익률이 양호해 굳이 매도하려는 투자자가 나오지 않아 거래량이 없는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산은자산운용의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 2와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1-1,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1-2은 모두 올해 거래량이 없다. 이들 펀드는 설정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이 최고 95%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산은자산운용 관계자는 "수익률이 좋아 시장에서 거래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산은건대사랑2의 경우 설정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는 펀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량이 없는 일반 종목도 많다"며 "폐쇄형 공모펀드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관계자 역시 "일부 폐쇄형펀드의 거래량이 매우 적어 유동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종목처럼 관리 종목으로 지정할 규정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거래량이 없다는 이슈 자체가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라며 "거래량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될 일"이라고 설명했다. 즉 환금성을 보장하기 위해 상장을 의무화시켰지만 거래량 자체는 해당 펀드의 투자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수익률이 좋지 않을 경우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 3 C1과, 산은자산운용의 산은성장기업특별자산 2의 설정후 수익률은 각각 -69.48%, -88.69%로 국내 폐쇄형 펀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 3 C1은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파이시티에 투자해 기업회생절차 이슈를 거치면서 순자산은 1002억 원에서 현재 248억 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산은성장기업특별자산 2 역시 2006년 10월 최초 순자산은 100억 원이지만 현재 11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익률 자체가 좋지 않다 보니 시장에서 잊혀진 펀드가 됐다"며 "환매를 하지 못한 투자자는 거래량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상장 폐쇄형 공모펀드에 투자할 경우 펀드 수익이 나지 않아 순자산이 하락하더라도 팔지도 사지도 못한 채 펀드를 청산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폐쇄형 펀드의 경우 안정적인 분배금 지급과 원금손실 가능성, 상장 종목을 통한 환매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라며 "투자판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쇄형펀드거래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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