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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눈덩이 부실에 모기업 '허리 휜다' [저가항공사의 명암 ④]재무구조 악화일로..대주주 나라KIC도 '휘청'

김익환 기자공개 2013-12-17 08:07:53

[편집자주]

저가항공사(LCC)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노선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적자가 쌓이며 휘청이던 부진의 세월에서 탈피해 항공시장에 연착륙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경착륙 리스크도 존재한다. 누적된 부실은 저가항공사에게 큰 짐이다. 일부 저가항공사는 대주주 리스크도 짊어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Air Asia)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서며 경쟁이 격화될 조짐도 엿보인다. 기로에 선 저가항공사가 산적한 숙제를 풀 체력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9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가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은 '9900원 초특가' 항공권으로 유명하다. 행사 때마다 몰리는 방문자로 홈페이지는 종종 마비되기도 한다. 후발주자인 이스타항공은 초특가 행사로 세간에 이름을 알리며 LCC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덕분에 올해 상반기에는 사상 처음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명세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도 있다. 해마다 누적된 적자로 부실이 눈덩이처럼 쌓이며 LCC 가운데서도 가장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 손실을 털어버리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유동성 확충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할 대주주도 동반부실을 겪고 있는 상태다. 이스타항공의 부실이 확산되면서 대주주 나라케이아이씨도 휘청이고 있다.

◇눈덩이 부실, 결손금 801억

2007년 출범한 이스타항공은 올해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169억 원, 4억 원을 기록하며 연이은 적자행진을 마감했다. 올해 중국 부정기편을 운항을 시작했고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도입하면서 매출이 확대됐다고 이스타항공 측은 밝혔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누적으로 국내선과 국제선에서 각각 136만 명, 71만 명을 수송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67% 증가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3분기에는 성수기도 있어서 흑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정확하게 집계한 내역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흑자를 낸다고 해도 깊은 부실의 골을 메우기는 어렵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16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출범 이후 해마다 적자를 이어가면서 지난해말 결손금은 801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LCC 가운데 결손금 규모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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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적자로 흔들리는 이스타항공은 대주주를 대상으로 수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부실을 털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2011년과 2012년 각각 269억 원, 208억 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증자대금을 모조리 소진하고 재차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현 여건에선 이스타항공이 올해 벌어들인 현금으로 이자비용을 갚기도 빠듯해 보인다. 모회사 등으로부터 8.5~9.5%의 금리로 운영자금을 차입해서 쓰는 이스타항공은 해마다 30억~40억 원의 이자비용을 지급하고 있는데 올해 영업이익이 40억 원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자체 현금창출력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사실상 어렵단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눈덩이 부실을 털어내려면 주주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부실이 대주주에게로 확산되면서 구원요청에 화답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실 옮겨 붙은 나라KIC

중화학 플랜트 업체 나라케이아이씨는 이스타항공의 사실상 모기업이다. 나라케이아이씨는 새만금관광개발(49.4%), 이스타에프앤피를 비롯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북은행(8.2%)과 군산시청(4.1%)도 군산공항 활성화를 위해 이스타항공에 지분을 투자했다.

문제는 나라케이아이씨의 재무구조가 악화일로라는 점이다. 나라케이아이씨는 3분기말(개별재무제표) 부채비율이 1188%, 결손금은 440억 원에 달한다. 올해 잇단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을 추진하고 알짜 자회사인 삼양감속기도 180억 원에 매각했지만 여전히 부실의 골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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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기준 순손실 규모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434억 원에 달하며 날로 악화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나라케이아이씨가 부실해진 것은 이스타항공 부실 탓이 크다.

나라케이아이씨는 이스타항공 주주인 이스타에프앤피에 411억 원을 대여금 형태로 지원하고 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이스타항공에 투자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적자에 허덕이며 부실이 나라케이아이씨 재무제표에도 반영됐고 투자금 회수도 묘연하다. 자회사의 부실이 모회사에게까지 튄 셈이다.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나라케이아이씨가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저가항공사업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까닭에 일각에선 나라케이아이씨가 이스타항공을 매각할 수도 있단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매각설 등에 대해 "시장에서 나오는 내용에 대해 구체화됐거나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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