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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특수강 매각, 포스코 뛰어들까 [Company Watch]연간 50만톤 선재 공급처, 현대제철 인수시 물량 감소 리스크

김장환 기자공개 2014-06-05 10:10: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2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특수강 매각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수 대상자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특수강 2차 가공업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곳이어서 이를 가져갈 경우 업계의 판도 변화가 가능하다.

재계에서 이를 두고 현대제철과 세아그룹(세아특수강) 두 곳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 역시 배제하기 어려운 인수 후보군이란 얘기가 들린다. 그동안 동부특수강에 납품해 온 선재가 상당 규모여서 특정 그룹으로 넘어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동부특수강과 동부제철당진항만 지분 인수를 위해 조성하는 사모투자펀드(PEF) 투자자 모집을 최근 마무리지었다. 산은PE 외 4곳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참여했고, 총 2600억 원의 출자금 가운데 440억 원(17%) 정도를 FI들로부터 투자받았다. 나머지 2160억 원 가량은 산은PE의 몫으로 돌아갔다.

산업은행은 오는 6월 말까지 금융감독원의 PEF 설립 승인 및 대금 정산 절차를 모두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완료와 동시에 동부그룹으로 2600억 원 가량이 유입되고, 산은PE 등 투자자들은 사들인 지분을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의 딜 구조다. 매각가가 매입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면 그 차액을 동부그룹이 정산받을 수 있는 언아웃(earn out) 조항도 걸려 있다. 늦어도 올해 하반기 내에는 매각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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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업계에서는 매각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현대제철과 세아그룹이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온다. 자동차특수강(선재) 진출을 선언한 현대제철은 계열사 현대비앤지스틸을 통한 2차 가공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기술력이 부족한 현대제철로서는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게 되면 손쉽게 2차 가공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놓치기 아까운 매물이다.

동시에 특수강 선재 가공업체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아특수강도 이를 마냥 지켜보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세아베스틸 등으로부터 선재를 공급받아 2차 가공해 자동차사로 공급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세아특수강은 현대제철의 사업 진출 검토로 수익 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매각전에 뛰어들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에서는 포스코 역시 동부특수강 인수전을 검토 중에 있다는 얘기들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동부특수강의 최대 공급처가 바로 포스코라는 점 때문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혹여나 현대제철로 동부특수강이 넘어가게 되면 장기적으로 최대 납품처를 잃어버리게 될 위기 상황에 놓인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동부특수강은 연간 50만 톤에 달하는 선재를 포스코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 시절인 지난 2013년 5월 포항제철소에 70만 톤 규모의 4선재 공장 설립을 완료하면서 연간 선재 생산능력을 280만 톤까지 늘렸다. 이로써 아르셀로미탈(룩셈부르크), 바오산철강(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생산량을 확보한 업체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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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4선재공장 준공식. 제공-포스코

실질적인 연간 생산량이 250만 톤 정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동부특수강의 납품량은 엄청난 수준이다. 20%에 달하는 선재가 이곳에 들어가는 물량이라는 얘기다. 세아특수강에서 받아가는 물량이 이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포스코의 선재에서 동부와 세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 수준이다. 아울러 국내 선재는 포스코가 장기간 독식해왔던 시장이기도 하다.

만약 동부특수강이 현대제철로 넘어가게 되면 포스코는 이처럼 안정적 납품 물량을 단번에 잃어버리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 당진제철소에 연산 100만 톤 규모의 특수강 공장 건설 시작을 알리면서 포스코의 독점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장 내년도 11월 가동에 들어가고 2016년 2월부터 상업생산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해 하공정(2차 가공)까지 수직계열화를 완료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곳을 향한 물품은 현대제철 물량으로 재정비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신규사업자인 현대제철이 언제쯤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게 될지 아직까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직계열화를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사업안인만큼, 언젠가 포스코 물량은 끊길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선재 생산량을 70만 톤 증설하며 물량 늘리기에 나선 포스코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동부특수강이란 안정적 공급처를 잃게 될 상황에서 향후 인수전을 넋놓고 바라 보기만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현대제철과 세아그룹 양측이 중심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동부특수강 인수전에 포스코까지 합세하게 될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다만 포스코가 권오준 회장이 들어선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 등 대규모 조직 재정비에 나선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이보다는 지금까지 '우군'이 돼 왔던 세아그룹과 함께 '파트너' 형식으로 인수전에 뛰어들게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대제철의 성장을 견제하는 동시에 안정적 공급처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방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아직까지 기정사실화 하지는 않았지만 2차 가공업을 특수강 진출을 검토할 때부터 이미 고려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동부특수강을 인수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세아그룹뿐 아니라 연간 50만 톤 물량을 동부특수강을 통해 소화하고 있는 포스코 역시 이를 넋 놓고 바라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매각 진행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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