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 핵심고객 '대기업' 놓쳤다 [한국씨티은행의 실패]③ 외화대출 경쟁력 상실·영업규모 미달…"대기업 놓친게 정착실패 결정적"
윤동희 기자공개 2014-07-09 08:26:37
[편집자주]
2014년은 한국씨티은행 출범 10주년이 되는 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한국씨티는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국 시장에서 엄청난 변화와 혁신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씨티가 진출 10년만에 구조조정이라는 실패를 선언한 것이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씨티은행이 한국에서 실패한 원인을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3일 10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잡는데 실패한 결정적 요인은 핵심 고객인 대기업을 놓쳤다는 것이다. 외화대출 경쟁력을 잃고 대기업 거래를 처리할 수 있을 만한 캐파(CAPA)를 갖추지 못하면서 대기업 영업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씨티 등 외국계 은행은 초기에는 외화대출을 통해 대기업 거래를 했지만 시중은행 역량이 올라가면서 그 부분에 대한 메리트가 상실됐다"며 "금리 경쟁으로도 국내은행이 외국계 은행에 뒤지지 않으면서 해당 시장을 국내 은행이 수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씨티의 외화대출금 규모는 인수 전인 2001~2004년까지는 26~86%로 크게 성장했는데, 인수 직후인 2005년에는 전년대비 20% 감소했다. 2006년과 2008년 사이에는 18~44%의 성장률을 보이긴 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비중을 줄여 지난 1분기 기준 외화대출금 규모는 1조 5386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2003년과 비슷한 규모다. 반면 시중은행은 2006년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해 외화대출금을 2008년에는 전년대비 48%를 늘리는 등 금융위기를 제외하고서는 꾸준히 늘려 64조 원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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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는 외화대출이라는 무기를 잃고 대기업 영업에 무기력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대출 경쟁력을 잃은 것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한번에 대기업에 나가야 하는 대출 규모가 큰 경우가 많은데 씨티은행 사이즈로는 커버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통상 대기업 거래는 건당 1000억 원이 넘어갔는데 기업 여신 규모가 7조~8조 원에 불과한 한국씨티가 시중은행처럼 대기업 여신을 취급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영향 탓에 한국씨티의 대기업 대출 비중은 10년 째 5~8%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씨티의 기업대출 중 대기업 대출 비중은 2005년 7.4%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8.6% 수준에서 멈췄다. 반면 시중은행은 2005년 5.8%였던 대기업 대출 비중이 같은 기간 12.3%까지 늘었다. 한국씨티가 성장을 주춤했던 2008년까지 비슷한 비율이다가 2010년부터 시중은행과 확연하게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는 "한국씨티의 대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데, 대기업 영업이 브랜드 네임보다는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이 시장에 치고 들어가지 못했다"며 "대기업을 놓친 것이 한국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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