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유로에서 달러債로 선회…비용 감축 [Korean Paper]8억불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1996년래 최저 금리 10년물
서세미 기자공개 2014-07-07 11:40: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3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가 8억 달러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을 마쳤다. 석유공사는 본래 조달 통화를 다변화하기 위해 유로화 채권 발행을 검토했다. 하지만 달러화 채권 시장 강세가 지속되자 발행 전주에 조달비용이 적게 드는 글로벌본드 발행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그 결과 석유공사는 국내 보험사들의 투자 수요에 힘입어 유통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초이후 한국물(Korean Paper) 가산금리가 축소된 덕에 10년물 발행금리는 1996년에 발행된 외평채 이후 최저수준을 달성했다.
◇ 8억 달러 글로벌본드 발행…국내 보험사 중심 아시아 투자주문 몰려
3일 새벽 한국석유공사는 8억 달러 규모 글로벌본드(RegS/144a) 발행을 마쳤다. 만기별로는 5년물을 2억 5000만 달러, 10년물을 5억 5000만 달러 발행했다. 지난 1월 10억 달러 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한지 5개월 만에 다시 달러화 채권시장 문을 두드린 셈이다.
신규로 발행한 10년 만기 글로벌본드의 발행금리는 '미국 국고채 수익률(10T)+77.5bp'로 결정됐다. 쿠폰금리는 3.25%다. 5년물은 글로벌본드 벤치마크(benchmark) 규모인 5억 달러에 못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1월 23일 발행한 2019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증액발행(리오픈, Reopen) 하는 형태로 조달됐다. 5년 만기 리오픈의 발행금리는 '미국 국고채 수익률(5T)+65bp'로 결정됐다. 쿠폰금리는 2.75%다.
이번 발행금리는 지난 1월에 발행된 석유공사의 5년물과 10년물 유통금리보다도 낮다. 지난 2일 석유공사가 글로벌본드 발행을 선언할 당시 5년물의 유통금리는 'T+66bp'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10년물 유통금리 또한 'T+82bp' 정도로 발행금리보다 4~5bp 가량 높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는 "처음 제시하는 금리를 공격적으로 잡아서 투자 수요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있었다"면서 "다행히 아시아 시장에서부터 투자 주문이 많이 들어와 수정 가이던스를 통해 금리를 더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석유공사가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본드 발행을 공식 선언한 이후 국내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투자 주문이 많이 쌓였다. 수정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전에 이미 5년물과 10년물에 각각 16억 달러, 27억 달러 상당의 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발행 규모의 5~6배에 달하는 주문이 들어온 덕에 석유공사는 최초로 제시했던 금리보다 15bp 정도 낮게 금리 가이던스를 수정할 수 있었다. 5년물의 경우 가이던스가 처음으로 제시했던 'T+80bp 수준(area)'보다 10~15bp 낮은 'T+65~70bp'로 수정됐다. 10년물은 가이던스가 'T+95bp'에서 'T+80bp±2.5bp'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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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아시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5년물의 지역별 투자자 비중은 아시아 50%, 유럽 30%, 미국 20%이다. 10년물의 지역별 투자자 비중은 아시아 74%, 유럽 14%, 미국 12%다.
유형별로는 자산운용사와 보험사가 주를 이뤘다. 5년물의 유형별 투자자 비중은 자산운용사 53%, 보험사 10%, 중앙은행·국부펀드 18%, 은행 16%, PB 3%이다. 10년물은 자산운용사 40%, 보험사 43%, 중앙은행·국부펀드 9%, 은행 7%, PB 1%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계속해서 국내 보험사들이 한국물에 많이 들어오면서 아시아 투자자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10년물의 경우 금리 메리트가 있어 만기 보유가 가능한 보험사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 조달비용 차이 커, 유로화 채권 발행 포기
한국석유공사는 본래 조달통화 다변화 차원에서 유로화채권을 발행할 계획했었다.
지난 6월 중순에도 유로화채권 발행을 염두해 두고 유럽 투자자들만 대상으로 넌딜로드쇼(NDR)를 진행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글로벌본드와 유로화채권에 대한 조달 비용 차이가 벌어지자 발행 전주에 금리조건이 유리한 글로벌본드 발행으로 발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유로화채권 발행을 처음 준비했을 때 보다 글로벌본드 조달 상황이 개선되고 달러-유로 스왑 비용이 늘어났다"며 "발행 당시 달러화와 유로화의 조달 비용 차이가 15bp 가량 벌어지면서 석유공사는 조달 통화 다변화보다 비용 감축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유로화 채권 발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시장 상황 변화에 대비해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한 서류 작업도 동시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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