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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성장 일변도 전략 한계 봉착 [1등 기업의 위기]③매츨 늘어도 이익은 정체…재무구조 악화 등 부작용 확대

임정수 기자공개 2014-08-22 09:36:27

[편집자주]

1등 기업이 위기에 빠졌다.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주요 산업의 대표기업이 수익성 저하와 재무구조 악화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별로 강도 높은 자구안을 실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내 1위 기업이 봉착한 위기의 실상과 자구안의 실효성을 살펴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8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유통업체로 꼽히는 롯데쇼핑이 성장 일변도 전략의 한계에 봉착했다. 계속되는 대규모 투자로 자산과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벌어들이는 이익은 몇 년째 정체 상태다. 점포별 수익성이 하락하고 중국 내 유통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해외 사업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익성 감소 속에 투자를 지속하면서 차입금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계속 받는 이유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성장 전략으로 재무안정성을 계속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영구채를 발행하고, 올해 7개 점포를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으로 매각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눈에 띄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마저도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투자 지출(Capex)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사장이 바뀌면서 내실 다지기 보다는 해외 사업 부문 성장 쪽으로 금새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신규 투자가 집중되는 중국에서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해외 부문의 적자를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성장 전략의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매출·자산 느는데 이익은 그대로…성장 전략 '부작용' 확대

롯데쇼핑은 2000년대 이후 계속해서 성장 전략을 유지해 왔다. 성장 전략의 두 축은 국내 주요 유통업체 인수·합병(M&A)과 해외 사업 확대다. 2003년 한화유통 인수를 필두로 GS마트와 GS백화점, 바이더웨이, 그랜드백화점 등 백화점과 할인점, 편의점 등을 계속 인수했다. 2012년에는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전자제품 유통 부문에서도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국내에서 백화점, 유통점 등을 계속 늘리면서 점포 확대에도 주력했다.

해외에서도 성장 전략에 가속 페달을 계속 밟았다. 해외 사업은 2007년 마크로(Macro) 중국 지점 8개를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1년 후인 2008년 마크로 인도네시아 지점 19개를 인수한 이후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계속해서 신규로 할인점 수를 늘렸다. 2007년 8개이던 롯데마트의 해외 할인점 수는 150개에 육박했다.

성장 일변도 전략은 2011년 정도까지 성공을 거뒀다. 자산과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이익(EBITDA) 규모도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3~4년 간 상황이 바뀌었다. 점포 수를 확대하면서 자산과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데 이익은 거의 정체 상태다. 올해 1분기에는 오히려 이익이 줄었다. 2010년 11%를 넘어섰던 EBITDA 마진율은 최근에 8% 선으로 줄었다.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OCF)은 2조 원 상태에서 정체돼 있다.

이익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를 지속하면서 차입금 부담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8조 4000억 원 수준이던 차입금은 지난 해(2013년) 12조 7000억 원에 육박했다. 영업현금흐름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같은 기간 3.7배에서 6.2배로 악화됐다. 롯데인천개발 프로젝트파이낸상(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자금보충 약정, 부실한 해외 지점에 대한 지급보증 등 우발채무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해외 신용평가사의 시각도 싸늘하다. 무디스는 올 들어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Baa1(부정적)'에서'Baa2(안정적)'로 조정했다. 피치는 2012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이후 실제로 등급 조정에 나서지는 않았다. 최근 재무지표가 계속 악화되고 있어 조만간 BBB+에서 BBB0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디스는 올해 초 국내에서 열린 크레딧 세미나에서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계속해서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2000년 들어서 계속된 성장 일변도 전략이 10여 년 동안 성공을 거뒀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성장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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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무개선 성과 없이 다시 확장 전략으로…중국 사업 우려 점증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6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부채비율 줄이기에 나서는 한편 1조 원 규모의 싱가포르 리츠 상장도 추진했다. 해외 리츠 상장이 실패하면서 올해 국내에서 사모 부동산펀드에 7개 점포를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할인점 투자를 경기 상황에 맞게 조절하면서 Capex 규모도 늘지 않았다.

아직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영구채나 세일앤리스백은 재무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해외 쪽 투자를 다소 조정한다고는 했지만 실제로 신규 출점은 계속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한 동안 주춤하는 듯 했던 성장 전략은 올해 이원준 사장이 취임하면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 사장은 향후 5년 이내에 해외 백화점을 20개 정도 추가로 출점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중국에 5개, 러시아와 인도네시아에 각각 1개 씩 총 7개의 해외 점포를 갖고 있다. 조만간 베트남 하노이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할인점 투자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백화점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무개선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많다. 중국 등 해외사업에서 적자가 계속 누적되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해외 사업 적자 확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올 1분기에 해외 사업에서 550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해외 사업 손실 270억 원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중국 등에서 유통업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적자 폭이 한동안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백화점 업계도 경쟁이 치열해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업은 백화점, 할인점, 아웃렛 등 업계가 현지 업체와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무디스 관계자는 "중국 쪽 유통과 백화점 사업 등의 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중국 지역에서 이익을 내는 할인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부문에서 이익을 낸다 하더라도 향후 투자 효과가 현실화되려면 5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그 동안 투자가 늘면서 차입금이 증가해 재무지표가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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