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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 후계자' 이태성의 '승부수' 통할까 동부·포스코특수강 인수전 '진두지휘'..경영권 승계 첫 시험대

김장환 기자공개 2014-08-19 08:36: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18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사진)가 그룹 전면에 나서 직접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제철의 자동차특수강 시장 확대 전략을 막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선택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나섰다. 작년 3월 갑작스럽게 작고한 고 이운형 회장의 뒤를 이어 가업 승계에 들어간 지 불과 1년여 만에 공격적인 확대 전략을 선두에서 이끌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부특수강 인수 검토를 위한 테스크포스(TF)팀을 꾸린 일이다. 산업은행이 출자한 사모투자펀드(PEF)가 지난 7월 1일 동부특수강 지분을 인수하자마자 이 상무는 세아홀딩스와 세아특수강, 세아베스틸 등 임직원이 참여한 '동부특수강 인수 TF팀'을 꾸렸다. 동부특수강 인수시 재무건전성 영향, 운영효율, 시너지 등 다양한 부분을 살펴보는 팀으로 그 중심에 이 상무가 섰다.

관련 TF팀은 포스코특수강 인수 논의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특수강이 매물로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불과 일주일 전. 이런 소식에 가장 먼저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바로 이 상무를 필두로 한 해당 TF팀이다. 이를 토대로 세아베스틸과 포스코는 지난 14일 포스코특수강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상무가 이처럼 그룹 내에서 빠른 속도로 보폭을 넓히는 것은 철강업계에서 크게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이 상무가 세아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지 불과 1년 여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선친 이운형 회장이 해외 출장길에서 갑작스럽게 타계하자 이 상무는 36세의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경영권 전면에 부각되기 시작했다.

일단 이 회장이 작고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세아그룹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동생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과 형제경영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그룹의 상당수 직무는 고 이 회장의 몫이었다. 장남인 이 상무가 향후 가업을 이어받을 것이란 예측은 있었지만 제대로 된 승계구도가 이뤄져 있지 않았다. 아울러 작은아버지인 이순형 회장과 아들 이주성 세아제강 상무의 지분이 이태성 상무를 앞지르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불확실했다.

이후 고 이 회장의 지분이 고스란히 상속되면서 이 상무는 순식간에 그룹 지배력을 넓혔다. 현재 이 상무는 세아홀딩스 지분 32.0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어머니 박의숙 부회장의 지분(7.9%)까지 합치면 우호지분율은 40%대에 육박한다. 이순형 회장(17.66%)과 그의 아들 이 상무(17.94%) 지분율은 도합 35.13%. 대를 이은 형제경영이 이어진다고 해도 선친 때처럼 이태성 상무가 선두에 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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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까지는 이 상무가 완벽한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단계다. 경영 참여 기간이 짧은 만큼 당분간 그룹 전면에는 이순형 회장이 나서 있을 수밖에 없다. 역대 최악이라 불릴 정도로 불안한 시황을 맞고 있는 철강업계를 봤을 때는 세아그룹에 당장 필요한 이도 당차고 젊은 오너보다는 업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노련한 전문가다.

이런 상황에서 이 상무가 포스코특수강 및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TF팀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세아그룹이 맞이하고 있는 가장 큰 불안요인을 방어하는 것이 바로 이들 TF팀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바로 현대제철의 영역확대를 막아내는 일이다. 그 선봉에 이 상무가 직접 서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자동차산업의 성장세에 따라 안정적 가도를 걸어왔던 세아그룹은 최악의 경영환경에 직면하기 직전이다. 자동차 소재 전문제철소를 표방하고 있는 현대제철이 2016년까지 자동차특수강 시장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2차가공 사업까지 욕심을 내고 있다. 세아그룹의 주축 계열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과 고스란히 겹치는 사업 영역이다.

문제는 이들 회사의 총 매출과 영업이익의 60~70%대 달하는 비중이 다름 아닌 현대·기아차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제철이 자동차 특수강 진출을 선언한 것 자체가 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납품 물량의 수직계열화 목적이다. 때문에 현대제철의 특수강 진출은 세아그룹에 심각한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 딜(Deal)은 이 상무의 경영능력 시험대이자 첫 데뷔 무대로 평가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룹의 위기상황을 성공적으로 방어해낸다면 향후 경영권을 이어받는 과정의 잡음도 어렵지 않게 막아낼 수도 있다. 그만큼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 인수전 결과는 이 상무에게 중요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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