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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채권 투심 끌어올려 선방한 비결은 저금리 기조 감안 고금리 전략 '적중'…실적 회복도 '일조'

이승연 기자공개 2014-09-29 10:37: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5일 09: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건설(A·안정적)이 드디어 회사채 수요예측 연패의 늪을 벗어났다. 지난 23일 치른 13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공모 규모 수준의 기관 수요를 확보하며 모처럼 웃었다. 발행 환경이 좋아져도 A급 건설사 만큼은 예외일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지난 23일 13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서 공모액과 같은 1300억 원의 수요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2년물 500억 원의 경우 300억 원 어치의 주문만 들어와 미달된 반면 3년물 800억 원에는 1000억 원의 수요가 투자 의사를 밝히며 오버부킹됐다. 만기별 성패는 갈렸지만 건설사 채권에 대한 저조한 투심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수요예측 전까지 SK건설 채권의 투자자 모집 난항을 예상하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A급 건설사 채권에 대한 투심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요예측만 하면 미달되기 일쑤였던 터라 대부분의 A급 건설사들은 공모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SK건설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3월 만기 도래한 1300억 원의 원화채와 300억 원 규모의 엔화채를 모두 현금 상환했다.

작년 말 3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해외 건설 프로젝트 수주 등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지만 수요예측 미배정 리스크와 조달 금리 상승 등의 악재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SK건설이 이번 자금 유치에 공을 들인 이유도 건설사 채권에 대한 냉각된 투심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SK건설은 저금리 기조를 고려한 고금리 전략에 나섰다. SK건설의 이번 수요예측 희망금리는 2년물의 경우 4.40~4.80%, 3년물은 4.80~5.20% 수준. 증권신고서 제출 1일 전인 17일 기준 SK건설의 2년물 민평수익률 산술평균은 17일 기준 3.586%, 3년물이 4.003%인 점을 고려하면 민평 대비 각각 121.4bp, 119.7bp 높은 수준이다.

이는 롯데건설이 지난 8월 1000억 원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3년물 밴드 상단을 50bp 수준으로 제시한 것 보다 70bp 정도 높인 것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A급 건설사 채권은 기피 대상이었다"라며 "저금리 기조 속 밴드 상단을 파격적으로 열어놓음으로써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완화시켰다"라고 말했다.

때마침 호조를 보인 실적도 투심을 달랬다. SK건설의 상반기 매출 규모는 3조 7002억 원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으며 영업이익도 545억 원으로 어닝쇼크 이전인 2011년(491억 원)보다 소폭 늘어났다. 지난해 4390억 원에 달했던 당기순손실 규모도 올 상반기 43억 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증권사 연구원은 "작년 38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이후 지속되는 운전자본 부담으로 커버리지 지표는 개선되지 않았지만 플랜트·국내 주택 부문 호조로 실적 호조가 두드러지며 작년 손실분을 만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는 롯데건설에 이어 SK건설까지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자금을 모으자 A급 건설사에 대한 투심 회복을 조심스레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크레딧 업계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A급인 SK건설이 1000억 원 이상의 수요를 모은 것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성과"라며 "하지만 회사채 시장에 신규 발행 물량이 없다 보니 A급 건설사로 투심이 확대됐을 뿐 전반적인 회복의 기조로 보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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