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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맥심 고민되네…매출 또 후퇴 지난해 매출 전년비 1.6% 감소…커피믹스 시장 축소에 ‘직격탄'

이경주 기자공개 2015-03-24 06:56: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0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맥심'으로 유명한 국내 커피믹스 시장 1위 사업자 동서식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외국기업과 합작사로 운영되고 있는 탓에 해외진출도 못하는 상황에서 전에 없이 매출이 2년 연속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커피수요가 커피믹스에서 인스턴트 원두커피와 커피전문점 등으로 옮겨 가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505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1.4% 감소한 수치다. 동서식품은 재작년에도 매출(1조5304억 원)이 전년에 비해 1.6% 감소한 바 있다. 2년 연속 후퇴다.

동서식품 매출현황

동서식품의 매출감소현상은 9년만이라 주목됐었다. 동서식품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9년 동안 한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한 적이 없었다. 특히 이 기간 연평균성장률이 10.7%에 달하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주력사업인 커피믹스사업의 부진이 2년 연속 매출하락의 원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발간한 ‘가공식품 세분화시장 현황조사(커피믹스)'보고서에서 따르면 동서식품의 소매유통채널 커피믹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6466억 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8.3% 감소했다. 특히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동서식품은 재작년에도 이 채널 매출(9360억 원)이 전년에 비해 3.5% 감소한 바 있다.

커피믹스매출액

대형마트와 슈퍼 등 소매유통채널 매출이 전체 매출의 85.5%(동 보고서)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채널 매출을 전체 동향으로 봐도 무방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동서식품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전체 커피믹스시장 파이 자체가 줄고 있다. 전체 소매유통채널 커피믹스 매출은 2013년 1조1487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5.3% 감소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도 7891억 원으로 전년동기(8684억 원)대비 9.1% 감소했다.

동서식품은 되레 영업을 잘하는 축에 속한다. 동서식품 제외한 남양유업, 네슬레, 롯데칠성음료, 씨즈커피 등 4개사의 지난해 총 3분기 누적매출(1425억 원)은 전년에 비해 12.7% 감소했으며 2013년(2127억 원)에도 같은 비율로 줄었다. 보고서는 커피수요가 인스턴트 원두커피와 커피전문점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믹스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원인이라고 해석한다.

문제는 동서식품은 내수가 전부인 기업이라는 점이다. 동서식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국내매출이 전체 매출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커피믹스사업은 전체 매출의 70%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믹스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다. 이 상황에서 커피믹스시장이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에 사업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2위 사업자인 남양유업은 지난해 동서식품이 가격을 올렸을 때 가격인하를 단행해 맞불을 놓고 있다. 3위 사업자였던 네슬레는 국내 최대 유통사인 롯데그룹의 계열사 롯데푸드와 합작사를 ‘롯데네슬레코리아' 설립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농심과 서울우유 등 신규 시장진입자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진출 등 신사업 발굴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동서식품은 '합작사의 딜레마' 때문에 해외진출을 못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동서와 크래프트 푸드 홀딩스(크래프트)가 각각 50%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크래프트는 이미 중국 등에 자회사를 통해 진출해있어 동서식품의 해외진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때 중국진출설로 관계자들의 기대감을 모았지만 이는 낭설에 불과했다. 최근 이광복 동서식품 사장은 "중국진출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매출 감소는 재작년 9월 단행한 가격인하 효과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효과"라며 "커피믹스시장이 정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급격하게 파이가 줄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는 다소 안일한 분석이라는 지적이다. 동서식품은 2013년 9월부터 주요 커피 제품 출고가격을 5~10% 인하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4개월 동안 판가가 전년보다 낮아져 재작년 전체 매출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매출도 가격인하효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기고효과는 9월부터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동서식품은 지난해 7월부터 다시 커피 제품 출고가격을 평균 4.9% 인상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반기매출은 기고효과로 매출이 감소할 수 있지만 하반기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은 기저효과를 받아 전반기의 매출하락분을 일정부분 상쇄하게 된다.

간단히 말해 가격인하로 인한 타격이 지난해에 크게 줄었다. 이는 믹스시장 파이축소 등 외부요인이 매출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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