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P&G 미용브랜드 인수 나설지 주목 P&G 출신 차석용 부회장 "M&A로 브랜드 가치 제고" 천명
권일운 기자공개 2015-04-01 10:43:59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6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록터 앤드 갬블(P&G)이 미용 브랜드들에 대한 파이어세일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이 인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LG생활건강 나타내 온 행보를 살펴볼 때 가능성이 그럴 개연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는 100개 이상의 미용 브랜드를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P&G는 질레트(면도기)와 팸퍼스(기저귀), 타이드(세제)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생활용품 브랜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지만 미용 브랜드의 매출 규모나 수익성이 저조하다고 판단, 잠재적 정리 대상에 포함시켰다.
P&G는 구체적으로 어떤 브랜드를 구조조정할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또한 정리 대상에 포함된 브랜드를 제 3자에게 매각할지, 해당 브랜드만 따로 기업공개(IPO)해 추가로 유동성을 확충할지 등 구체적인 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매각 주관사나 IPO 주관사 선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M&A 업계에서는 P&G의 잠재 매물에 대해 LG생활건강이 상당한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강화 차원에서 여러 글로벌 생활용품 브랜드와 협업을 모색한 LG생활건강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최근 들어서는 오랄케어(구강용품) 부문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차례 크로스보더 M&A(국경간 인수 합병) 시장을 노크했다. 존슨앤존슨의 칫솔 브랜드 리치(Reach)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고, 콜게이트 치약으로 잘 알려진 콜게이트파몰리브와는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톱(Top) 브랜드 M&A 전략'으로 실제로 재미를 본 적도 있다. 바로 2007년 인수한 코카콜라 국내 법인이 모태가 돼 이제는 LG생활건강의 3대 사업 축으로 거듭난 음료 사업부다. 코카콜라에 이어 중견 음료회사를 대거 M&A한 음료 사업부는 5년 전까지만 해도 6000억 원 대였던 매출액이 1조 2000억 원까지 늘어났다.
화장품 부문도 M&A로 상당한 동력을 얻었다.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더페이스샵이나 기능성 화장품 회사 차앤박(CNP), 일본 색조 화장품 브랜드 긴자스테파니 등을 인수해 몸집을 크게 불렸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브랜드 가치 측면만 본다면 '글로벌 톱 티어'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엘리자베스 아덴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P&G가 보유한 화장품 브랜드 SK-II 등이 매물로 나올 경우 LG생활건강의 구미를 당기게 할 것이란 분석이다. P&G에서는 저조한 수익성을 이유로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됐지만, LG생활건강이 추진하는 브랜드 가치 제고 전략과는 맥이 닿아 있다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LG생활건강의 M&A 전략을 주도해 온 차석용 부회장이 오랫동안 20년 가까이 P&G에 몸담았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차 부회장은 이런 배경 덕분에 누구보다 P&G 사정을 잘 아는 인물로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차 부회장은 친정과도 같은 P&G의 브랜드 가치를 판별하는 데 상당한 식견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기울이겠다고 밝혔고, 최근에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M&A를 통한 질적 성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P&G의 브랜드 구조조정 작업에 상당한 관심을 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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