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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본점' 바꾸는 초강수 통할까 [면세점 대전-후보 분석]재무지표 개선 추세…주차문제 등 해결방안 모색

장지현 기자공개 2015-06-12 09:1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8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이상의 단편소설 '날개' 끝 구절은 미쓰코시 백화점, 지금의 신세계 본점 본관이 그 배경이다. 이상뿐만 아니라 당대 주요 문화계 인사들과 모던걸·모던보이들에게 신세계 본점 본관은 여러 의미에서 특별한 공간이었다.

이러한 상징성 때문에 본관은 1930년 미쓰코시 경성점, 1955년 동화백화점, 1963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이름과 주인이 계속 바뀌었음에도 지난 85년 동안 한결같이 백화점 형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신세계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입찰을 위해 본관 전체를 통째로 면세점으로 전환시키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본점의 역사와 전통을 걸고 '면세점 입찰'에 임하는 신세계의 의지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재무지표 '개선 추세'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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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재무상황이 크게 유리하지 않다. 다만 최근 2~3년 사이 재무 구조개선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재무지표가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다.

관세청이 제시한 평가 항목가운데 경영상태 및 재무건전성이 포함된 '운영인의 경영능력' 항목은 배점이 300점으로 가장 중요하다. 각 업체는 최근 2년 동안의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 부채비율을 적어 제출해야 한다.

신세계는 4개 지표 가운데 3개가 표준치 미달이다. 먼저 자기자본비율은 44.1%로 표준치 50% 미만이다. 부채비율 역시 126.6%로 표준치를 벗어났다.

유동비율은 35.8%였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현금 동원력이 좋다는 의미이며 200% 이상이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100% 미만이면 유동성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적신호로 받아 들여진다.

이자보상배율은 2.66배로 4개 지표 가운데 유일하게 우수범위에 속했다. 이자보상배율은 부채에 대한 이자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지표다. 1배 이상 이라는 것은 갚아야 할 이자비용보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900억 원을 벌었고 이자비용으로 715억 원을 지출했다.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부채비율의 경우 절대적 기준치에는 미달이지만 매년 개선되고 있다. 자기자본비율은 2013년 42.2%에서 지난해 44.1%, 유동비율은 18.9%에서 35.8%, 부채비율은 136.8%에서 126.6%로 각각 호전됐다.

신세계그룹 측은 "2~3년 전부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최근 삼성생명 지분 매각과 3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차문제 걸림돌…'개별 관광객' 타깃 전략

신세계가 본점을 통째로 바꾸겠다는 초강수를 두고 재무구조도 개선해 나가고 있지만 문제는 주차 공간확보다.

서울시는 지난 5일 국토교통부에 "신규 면세점 허가 때 관광버스 수백 대를 주차할 공간 확보를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서울시 측은 유커(遊客·중국관광객)를 실은 관광버스가 명동 롯데백화점 소공점과 동화면세점 부근에 집중되면서 광화문과 명동 일대에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7개 대기업 시내 면세점 후보지 가운데 서울시가 제시한 교통 혼잡 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은 신세계 본점이다. 때문에 심사 때 불리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신세계는 주차장 사용과 관련해 인근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반드시 '주차 편의성'이 최우선 과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광버스로 고객을 실어 나르는 단체 관광객 중심 면세점 운영에서 벗어나 구매력 높은 ‘개별 관광객'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측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지출이 줄고 있는 것은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개별 관광객' 대상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단체 방문객'이 아닌 ‘개별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2009년 62.4%에서 2014년 68.9%로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올해는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차 편의성 역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면서도 "다만 관광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곳에 단순히 주차 편의성 때문에 면세점이 들어서게 된다면 관광산업 발전과 경제활성화 라는 정책적 취지가 퇴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버스로 이동하는 ‘단체 관광객' 중심 면세서비스가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 인수한 SC제일은행 옛 본점(현재 명동지점) 건물에 개별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데스크, VIP휴식공간,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해 기존 면세점과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면세점을 소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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