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7월 06일 07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가 투자 기업의 가치 극대화를 위해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가 '경영 참여'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진 전체를 장악하는 경우도 있고, 최소한 1~2명 이상의 이사회 의석은 확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영업 전략이나 재무 전략을 근본적으로 뒤엎거나, 최소한 '현상 유지'를 제대로 하는지 관리감독하려는 목적이다.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역시 비슷한 이유로 옵티스의 경영에 참여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옵티스의 최대주주이긴 했지만,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었다. 총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과반에 못 미치는 2석이 스카이레이크 몫이었다.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목적보다는 회사 경영이 제대로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모펀드 측 임원이 자신들을 성가시게 하는 존재로 여겨질 수도 있다. 아무래도 내부 인사들에 비해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많을 테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보니 실적이나 재무상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옵티스가 팬택 인수를 추진한다는 사실을 스카이레이크 측에 비밀에 부친 것은 이런 역학관계가 반영된 듯 하다. 옵티스와 스카이레이크는 주요 의사결정은 이사회를 거치기로 했지만, 팬택 인수 안건을 논의하는 이사회는 옵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선 조치 후 보고' 형식으로 이뤄졌다. 팬택이라는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 스카이레이크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사회 구성상 제동을 걸 순 없었다.
스카이레이크는 올 초부터 옵티스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같은 내용을 옵티스에도 통보했다. 전후사정을 따져 보면 옵티스는 어차피 스카이레이크와의 결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고, 그래서 팬택 인수 안건도 스카이레이크와 논의하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을 투자자와 피투자자간 신뢰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적어도 스카이레이크와 옵티스의 결별은 아름답다고 표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선의에서건 악의에서건 결별을 앞둔 옵티스가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옵티스는 팬택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앞세워 여러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스카이레이크가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면 자체적인 운영자금 걱정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이미 한 차례 투자자와의 신뢰 관계에서 잡음을 일으킨 옵티스를 시장이 신뢰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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