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7월 23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업관리(CM) 전문업체 한미글로벌의 계열사 임원이 최근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나섰다. 주가가 고점을 찍자 서둘러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진의 지분 매각 자체가 주식시장에서는 부정적 흐름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23일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은종환 에코시안 전 대표이사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동안 장내에서 보유 주식 5만 주를 매각했다. 총 매각가는 7억4561만 원 가량이며, 이로써 은 전 대표이사의 보유 지분율은 1.06%까지 줄게 됐다.

에코시안은 2012년 1월 한미글로벌과 김종훈 회장이 각각 지분 30%를 20억 원대에 인수하면서 계열사로 올라선 곳이다. 한미글로벌은 에코시안이 친환경컨설팅 능력에 독보적인 능력을 갖춘 회사여서 인수시 기존 사업과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인수 후 이사진 대부분이 한미글로벌 인물들로 교체됐지만, 창업주이자 경영자였던 은 전 대표이사는 자리를 지켰다. 또 은 전 대표이사는 이후 한미글로벌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에코시안 인수 절차는 김종훈 회장이 보유한 한미글로벌 주식으로 대신 인수금액을 지불하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은 전 대표이사는 2012년 2월 한미글로벌 주식 25만 주를 건네 받았다.


이후 장기간 지분을 고스란히 들고 있던 은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부터 갑작스럽게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매각 움직임이 더욱 활발히 이뤄졌다.

그런데 은 전 대표이사는 주식을 첫 매각한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2014년 12월22일부로 권오경 전무가 에코시안의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다만 은 전 대표이사의 등기임원 자리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대표이사에서는 물러났지만 아직까지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은 전 대표이사가 물러난 것은 최근 경영상 특정한 문제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미글로벌은 에코시안에서 약 5억 원대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인수 당시 가격(20억 원) 대비로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은 전 대표이사의 지분 매각은 최근 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은 전 대표이사가 지분 취득 후 최초로 주식을 매각했던 지난 10월 31일 처분가는 8000원으로 은 전 대표이사가 취득한 주당 단가(4000원)의 두 배 가격이다. 최근에는 취득가 대비 4배에 달할 정도로 주가(22일 1만6150원)가 크게 오른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은 전 대표이사의 보유 지분 매도는 앞으로 단기간에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등기임원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경영에서 빠지는 수순이 예상되는 만큼 굳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성이 떨어진다. 주가가 고점을 찍고 있는 현 시점에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주식시장에서는 부정적으로 읽힐 수도 있어 향후 주가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어 지분 매각이 경영상 자금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였지만 현재는 차익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사내이사직을 지키고 있어 한미글로벌의 경영과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당장 매도 움직임은 분명 주가 흐름에 긍정적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