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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 SK컴즈 매각대금 재투자 이유는 원매자 IHQ, 현금지출 ‘0원'…조기매각 위한 파격조건 관측

이경주 기자공개 2015-08-28 08:35: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7일 1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플래닛이 자회사 SK컴즈를 사들인 원매자 아이에이치큐(IHQ)에게 매각대금을 고스란히 재투자하면서 IHQ는 현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SK컴즈를 손에 넣게 됐다. 업계는 SK플래닛이 부실 자회사를 조기에 매각시키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으로 보고 있다.

SK플래닛은 지난 26일 보유 중인 SK컴즈 지분 64.5% 중 51%를 씨앤앰(C&M) 계열 미디어기업인 IHQ에 1705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금은 전액 IHQ 유상증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같은 날 IHQ는 SK플래닛을 대상으로 170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SK플래닛은 IHQ 지분 28.5%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된다. 결과적으로 IHQ는 매각대금을 도로 받게 돼 현금지출 없이 SK컴즈 경영권을 넘겨받게 됐다.

SK그룹은 SK컴즈에 미련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SK플래닛이 IHQ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원매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SK컴즈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오래전부터 적자수렁에 빠진 SK컴즈를 정리하고 싶었는데 상장사인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방치해 왔다"며 "SK컴즈가 벤처기업태생으로 대기업문화에 익숙한 SK텔레콤, SK플래닛 경영진들과 줄곧 엇박자를 내며 갈등관계를 지속한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SK컴즈는 싸이월드(개인홈피), 네이트온(메신져)으로 대박을 치며 한 때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스마트폰 시대 적응에 실패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 쇠퇴일로를 걸었다. 이에 SK플래닛이 내린 처방은 신사업추진보다는 주력 사업부 해체였다.

2009년 온라인 교육서비스 자회사 이투스 매각을 시작으로 2011년 SK아이미디어, 해외법인 U-Land, 2012년 서비스인㈜ 지분을 처분했다. 2014년엔 싸이월드 사업부를 별도 법인(싸이월드)으로 분사시켰다.

이 때문에 2011년 2600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지난해 900억원 규모로 쪼그라 들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정거래법 때문에 SK플래닛은 SK컴즈를 처분할 명목이 생겼다. SK그룹은 'SK㈜-SK텔레콤-SK플래닛-SK컴즈'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데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SK플래닛)가 증손회사(SK컴즈)를 거느리기 위해서는 지분 100%를 보유할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SK플래닛이 다음달 말까지 SK컴즈 지분 35.5%를 추가 취득하거나 보유 지분을 처분해야만 한다.

앞선 관계자는 "SK플래닛이 SK컴즈를 처분할 명목이 생기자 현금회수를 포기해서라도 원매자를 구해 매각에 나선 것"이라며 "나중에 SK컴즈 실적이 좋아진다 해도 되사올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 SK그룹은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새 트렌드를 만들면 그 시장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그들과 협력해 주력사업을 키운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플래닛 관계자는 "공시에서 밝힌 내용 외에 특별한 배경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은 지분매각 이유에 대해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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