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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銀 "시장친화적 조직으로 승부한다" [KP 발행사 분석]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 자금시장단장

정아람 기자공개 2015-09-30 06:31: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4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달 환경은 갈수록 더 빠르게 변화한다. 그럴수록 가장 시장 친화적인 조직, 즉 의사결정이 유연하고 조직원들의 경험이 풍부한 조직이 살아남을 것이다."

윤희성단장_기사용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 자금시장단장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 자금시장단장(사진)은 지금의 외화조달 조직에 대해 "선배들이 축적한 유산을 향유하는 중"이라고 표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외화채권을 한번 발행할 때마다 이사회를 거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쳤지만 점차 독일과 캐나다 등 선진국의 군더더기 없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벤치마크해 왔다는 것이다.

선배들에게 공을 돌렸지만, 윤 단장은 국내에 얼마되지 않는 국제금융시장 통이다. 님블(nimble)함, 즉 민첩하고 영리하게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타이밍을 캐치하는 것이 윤 단장의 장점이라고 내부에선 평가하고 있다.

이는 원화·외화 조달 실무, 트레이딩, 싱가포르·런던 해외법인 근무, 국제금융부장 등 외화 조달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거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7월 기존 외화조달 조직을 이끌던 최성환 부행장의 승진 이후 자금시장단으로 승격된 현재의 조직을 이끌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외화 조달 규모는 국내 기관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연간 100억~130억 달러 규모를 다양한 통화로 조달한다. 매번 이사회 결의를 거치는 대부분 공공기관이나 은행과 달리 본부장급인 윤 단장에게 자율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해주는 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특히 하루에도 시장 변화 폭이 큰 이종통화나 중소형 딜, 사모채 발행의 경우 빠른 의사결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윤 단장은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로 떠난 IR 당시 만났던 한 채권 펀드가 다음날 전화와서 사모채 발행을 제의했다"며 "최성환 부행장에게 전화로 승인을 받은 뒤 바로 그 자리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간 조달 규모와 같은 큰 틀이나 빅딜 의사결정은 은행 이사회와 리스크관리부문, 재무관리실이 상시적으로 견제 기능을 하고 있지 하지만, 개별 거래에서는 최대한 현장에 있는 자금시장단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자금시장단 내에 외화 조달 실무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대다수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별도 IR 조직을 두지 않고 자금시장단이 자체적으로 투자자를 만나 직접 상대한다.

윤 단장은 "개개인의 역량이 영어로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나기도 하지만, 투자자 질문 패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직접 발행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쪽이 실제 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S&P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을 포함해 점차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의 위상도 선진국 채권에 근접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채권에 대한 기관투자가 구성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10년 전인 2005년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행한 미 달러화 채권에 대한 주요 공공부문 기관, 즉 중앙은행이나 연기금으로부터의 투자 비중은 5년물의 경우 4%, 10년물은 2%에 불과했으나 2015년 현재는 각각 22%, 9%까지 늘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이나 주 정부 공무원연금, 교사연금 등의 비중이 늘어나는 점은 고무적인 요소다. 금리에 민감한 자산운용사나 보험사와 달리 이들은 만기 보유 성향이 높아 세컨더리(유통물)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은 일본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마치면서 올해만 100억 달러 조달을 마쳤다. 역대 조달 통화는 공·사모를 합하면 29개로, 국내 기관 중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윤 단장은 이종통화 조달에 대해 "유동성 확보 목적은 물론이고 상황이 좋거나 나쁘거나 꾸준히 시장을 찾는다는 사인을 투자자들에게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무라이본드의 경우 국내 기관의 발행이 최근 1년 6개월 간 150억~300억 엔 수준에 그치면서 한국물의 존재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이 오랜만에 빅딜에 나서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다시금 한국물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낸 것은 물론 하반기 이후 한국계 기관의 조달 환경도 보다 우호적으로 유지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윤 단장은 "현재의 한국수출입은행 역량과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평판은 결국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결과"라고 말했다. 조직 구성의 탄탄함과 자금시장단 개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들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꾸준히 다양한 통화 조달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결국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한국물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 자금시장단장 약력

△1961년 부산 출생
△1980년 휘문고등학교 졸업
△1984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88년 한국수출입은행 입행
△2005년 런던 현지 법인 파견
△2012년 홍보실장
△2013년 자금부장
△2015년~현재 한국수출입은행 자금시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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